괜찮은 단독주택 임대에 '웃돈' 경쟁도
집주인의 요구사항도 까다로워져
세입자 소득, 렌트비 3배는 돼야
#오리건주에서 캘리포니아로 이주하게 된 정모씨는 하우스메이트 2명과 교외 단독주택 임대를 알아보는 중이다. 웬만해서 마음에 든다 싶으면 2베드룸 집은 3000달러 선인 데다 3베드룸은 4000달러 중반을 훌쩍 넘어섰다. 그들 역시 치열한 오퍼경쟁에 몸서리를 쳤다. 정씨는 “집을 사는 것도 아니고 집을 빌리는 게 이렇게 어려운 일인지 캘리포니아에 와서 경험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가주 세입자들이 살 집을 찾는데 비싼 렌트비와 오퍼 경쟁이라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비싼 집값에 높은 모기지 이자로 주택 구매를 포기하면서 렌트 수요가 더 높아지고 있다. 이로 인해 임대용 단독주택에 대한 수급난이 악화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여기에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건물주들이 세입자 선택을 매우 까다롭고 신중하게 하면서 좋은 집을 빌리기가 더 힘들어졌다. 집주인이 요구하는 서류도 예전보다 더 깐깐해졌다. 특히 소득 수준을 매우 중요시하게 여긴다는 게 업계가 전하는 말이다.
LA 인근 우수 학군 지역에 단독주택 한 채를 빌려주고 임대 소득을 올리는 김모씨는 “코로나19 팬데믹 동안 다른 집주인들이 세입자 때문에 고생하는 걸 보면서 아예 처음부터 렌트비를 제대로 내고 문제를 일으키지 않을만한 세입자를 골라야겠다는 마음을 먹었다”고 말했다. 그는 한 달째 신규 세입자를 심사 중이다. 그가 세입자에게 요구한 서류들은 은행 명세서, 소득 증명서, 월급 명세서, 과거 임대 기록, 크레딧리포트 등이다. 김씨는 “3베드룸 주택을 시세보다 약간 싸게 내놨더니 렌트 오퍼가 무려 수십 개가 들어왔다”며 “이 중에서 소득이 렌트비보다 3배 많고 크레딧 점수가 좋고 이전의 렌트 기록이 깨끗한 세입자를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파트소유주협회 관계자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세입자들의 크레딧점수가 형편없게 낮고 빚이 늘었다. 일부는 렌트비를 내지 않았거나 오랫동안 연체한 기록이 남아있다. 이런데도 퇴거 유예 조치로 건물주들은 세입자를 내보내지도 못하게 되자 건물주들이 집을 비워두는 한이 있더라도 적임자를 찾는 경향이 매우 짙다고 한다.
더욱이 주택 공급은 부족한데 수요가 높으니 렌트비도 오름세다. 여기에 오퍼경쟁까지 벌어져 건물주의 호가보다 상당히 높은 가격에서 렌트비가 결정되는 게 새로운 기준(norm)이 되고 있다. 호가보다 10%높은것은 빈번하며 인기 주택은 리스팅 가격의 1.5배까지 오르기도 한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한 부동산 관계자는 “한 집주인은 집 보러 온 세입자의 자동차 상태까지 물었다”며 “본인 재산인 차를 잘 관리한다면 빌린 집도 깔끔하게 잘 쓸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 때문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제는 집을 빌리려면 세차도 해야 하고 면접 보듯이 옷과 외모도 가꿔야 하는 세상이 됐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진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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