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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네트워크] ‘백악관 최고 대변인’의 마지막 브리핑

지난 13일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의 고별 브리핑에는 평소보다 많은 기자가 참석했다. 폭스뉴스 베테랑 앵커였던 크리스 월러스가 “내가 본 최고의 대변인”이라 평했던 그의 마지막을 직접 보려는 이들이었다.
 
지난해 임명될 때만 해도 딱 1년만 하겠다던 그였다. 그러나 대통령이 놓아주지 않아 조금씩 미뤄지던 게 16개월이나 흘렀다. 그동안 한 브리핑이 총 224회다. 주말과 공휴일을 제외하면 근무일의 91%를 기자들 앞에 선 셈이다. 이날 우연히 옆자리에서 만난 사키 대변인의 남편 그레고리 메쳐는 “이제야 정상적인 삶으로 돌아가겠다”며 농담을 하기도 했다.
 
보통 1시간 남짓 하는 브리핑은 5~10분 정도의 짧은 모두발언으로 시작한다. 나머지는 전부 기자들과 질의응답인데 이 과정이 백악관 유튜브 계정을 통해 전 세계에 생중계된다. 브리핑 후 카메라 끄고 따로 백브리핑을 하는 경우는 없다.
 
사키는 분야를 넘나드는 질문에 막힘이 없었고, 공격적인 기자를 들었다 놨다 하면서도 얼굴을 붉히는 법이 없었다. 브리핑 때마다 가슴에 안고 들어오는 두툼한 갈색 폴더가 그의 유일한 무기였다. 호기심에 가끔 들여다보면 폴더 속 문서에는 수험생 노트처럼 형광펜 자국이 가득했다.  
 
브리핑 앞뒤로 한 시간 정도씩은 그와 면담을 잡기 힘들다. 스태프들과 준비회의, 정리회의를 하느라 그런 건데, 그 결과물이 오롯이 폴더 안에 들어가고 그의 답변으로 반영됐다.
 
한국의 청와대 브리핑에선 이런 자연스러운 질의응답 장면을 보기 힘들었다. 청와대뿐 아니라 부처 브리핑에서도 대변인이 정해진 원고를 읽는 모습만 방송 전파를 탈 뿐이다. 그나마도 심각한 내용을 몇 번이고 틀려 다시 읽다 혼자 웃음을 터뜨려 논란이 된 이도 있었다.
 
요즘 윤석열 대통령실에선 소통을 위한 ‘백악관 모델’이 자주 언급된다. ‘구중궁궐’에서 벗어나겠다며 백악관 따라 하기에 나선 건데, 대변인실 역시 그런 변화에 준비돼 있는지 의문이다. 최근엔 오히려 카메라 앞에서 사라진 채 ‘관계자’ 호칭 뒤로 숨은 모습이다.
 
이날 사키 대변인은 후임에 조언해 달라는 기자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첫째, 대통령에게 자주 질문하라. 이는 대변인의 특권이다. 그래야 브리핑룸에 들어가기 전 잘 무장할 수 있다. 둘째, 정책팀을 더 괴롭혀라. 더 많이 공부해야 제대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셋째, 기자들에게 모든 맥락과 디테일까지 다 전해라. 안 그러면 소셜미디어 시대에 원치 않는 모습으로 박제될 수 있다. 국민에게 다가선 브리핑을 하고자 하는 한국의 대변인들도 귀 기울여야 할 대목이다.

김필규 /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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