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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네트워크] 74년 만의 청와대 전면 개방

청와대가 74년 만에 전면 개방됐다. 1948년 정부 수립 이후 12명의 대통령이 거쳐 갔다. 백악산 아래 자리 잡아 자연과 어우러진다는 점이 여느 외국의 대통령 집무실과 차별화되는 곳이다. 청와대 경내 어디에나 나무가 심겨 있고, 꽃이 피어 있고, 새가 날아든다.
 
바로 이 점 때문에 청와대에 근무하는 직원들은 철마다 꽃과 새에 대한 교육을 받고 공부를 했다. VIP(대통령)나 청와대를 방문한 외빈이 ‘이건 무슨 꽃이냐’ ‘이건 무슨 새 소리냐’라고 물어볼 때 바로바로 대답이 나와야 하기 때문이다. 윗선과 함께 있을 때 이름 모르는 꽃이 보이면 살포시 지르밟고, 낯이 익지 않은 새소리가 들리면 돌을 던져 쫓아 보냈다는 에피소드가 우스갯소리처럼 전해진다.
 
꽃뿐만 아니라 나무의 수령도 알아야 했다. 청와대 경내에는 180여 종의 나무 5만여 그루가 심겨 있다. 수궁터에 있는 740여년 된 주목(朱木) 나무가 최고참 나무다. 나이가 들수록 껍질도 붉고 심재도 붉어져서 ‘붉을 주’자를 쓴다. 청와대 직원들은 주목 나무에 대해 ‘살아 천 년, 죽어 천 년’이라고 한다. 생명력이 끈질기고 쓰임새가 다양하다는 뜻이다. 어떤 나무는 하루에 수령이 수백살씩 깎이기도 했다. 상관이 VIP에게 수령을 제대로 보고 못한 것이다
 
청와대 온실에서 철마다 바꿔 심을 꽃과 분재를 가꿨다. 온실은 처음엔 녹지원과 가까이 있었다. 녹지원은 청와대에서 가장 넓은 정원이다. 2004년 노무현 정부 때 온실터에 비서동이 들어서면서 다른 곳으로 이전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녹지원의 잔디밭 둘레를 따라 조깅을 즐겼다. 가을이면 춘추관과 가까운 녹지원 초입에 코스모스가 핀다. 코스모스를 좋아하던 김대중 전 대통령이 심어놓은 것이다.
 


청와대가 산자락에 자리 잡아 대통령만 남몰래 즐기던 취미생활도 있었다. 청와대 관저에서 백악산으로 난 등산로를 따라 올라가면 평평한 바위가 나타난다. 전두환 전 대통령이 티샷을 하던 바위다. 티샷이 떨어질 만한 거리에 군부대가 있어 골프공을 회수했다. 속칭 ‘G(golf)장’으로 불렸던 청와대 경내 골프장이다.
 
청와대에 간다면 꽃과 나무·새소리에 주목하자. 매발톱과 꿩의비름이 어여쁜 얼굴을 드러내고 직박구리와 개똥지빠귀·멧새가 멋진 울음소리를 들려줄거다.

위문희 / 한국 중앙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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