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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네트워크] ‘외국인 어린이’를 차별하는 정책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가 ‘외국인 어린이 제외’ 세 단어로 곤욕을 치렀다. 어린이날 동반 보호자 2명 무료입장을 안내하는 표에 ‘외국인 어린이 제외’ 단서를 달아서다. 다문화 가정 어린이 등을 차별할 수 있다는 비난 여론이 일자 어린이날 전면 무료 개방으로 재빠르게 정책을 바꿨다.
 
경복궁·창덕궁 등 문화재청이 관리하는 궁능은 원래 만 24세 이하 내국인은 무료입장이다. 외국인 어린이는 만 6세 이하까지만 무료다. 해외 관광명소에서도 내·외국인 입장료에 차등을 두는 예는 있다. 인도의 타지마할은 내국인 50루피(약 830원), 외국인 1100루피(약 18160원)로 관람료가 20배 이상 차이 난다. 단, 타지마할도 15세 이하 어린이는 국적 구분 없이 무료다.
 
태국도 영어로 적은 입장료는 태국어로 쓴 입장료에 비해 몇 배 부풀리는 식의 바가지요금으로 악명 높다. 이러한 실태를 고발하는 ‘이중 가격 태국(Two Price Thailand)’이라는 SNS와 홈페이지도 있다. 여기 모여드는 이들은 해외 관광객이 아니라 태국에 일하고 살며 세금을 내는 거주 외국인이다. 코로나19로 해외 관광객이 급감하자 거주 외국인에 대한 가격 차별은 더욱 도드라지는 논란거리가 됐다.
 
한술 더 떠 한국의 어린이는 단순히 내·외국인으로 나뉘지 않는다. 한국에서 태어나거나 어려서부터 한국에 살았어도 출생신고조차 못한 ‘무국적 어린이’가 약 2만 명에 달하리라 추정된다. 태어난 지역이 아니라 혈연관계로 국적을 정하는 ‘속인주의’ 국적법의 영향이다.  
 
우리나라는 출생신고 대상을 대한민국 국적자로 한정하고 있다. 법무부가 우리나라에서 태어난 외국인 아동에게도 출생등록번호를 부여해 학습권을 보장하는 ‘외국인 아동 출생등록제’를 추진 중이지만 아직 시행 시점은 확정되지 않았다.
 
출생등록제가 시행되더라도 아이들은 여전히 건강보험 대상이 아니며, 대학 진학은 꿈도 못 꾼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성인이 되면 아무 연고도 없는 부모의 ‘본국’으로 강제추방될 처지다. 한국에서 자라 한국밖에 모르는 아이들을 내국인으로 품지 않는 나라가 한국인 여성의 낮은 출산율만 탓하는 건 아무리 생각해도 난센스다. 부모의 혈통과 상관없이 한국의 어린이라서 기쁜 어린이날이 되길 바란다.

이경희 / 한국 중앙일보 이노베이션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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