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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네트워크] 어린이를 위한 클래식 음악

음악 듣는 기쁨을 내 아이에게도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 차 안에 피아노 음악을 틀어뒀던 어느 장거리 여행. 뒷자리에서 아이들이 내 어깨를 톡톡 두드렸다. “엄마, 이 노래 좀 꺼주면 안 돼?”
 
시각·청각에 촉각까지 총동원하는 미디어에 익숙한 아이들에게 음악, 특히 클래식 음악은 난감하다. 실체가 불분명한 청각적 자극만 붙잡고 버텨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클래식 음악을 좋아하는 아이로 만들고 싶다고 해서 ‘정서 안정’ 혹은 ‘아이큐 증진’ 같은 문구가 붙은 음반을 고르는 일은 금물이다. 클래식 음악은 치료제도 영양제도 아니다. 그보다는 소리만 붙잡고 가는 아이가 결국에는 자신만의 공간을 만드는 음악이 최고다. 어디까지나 상상력의 문제다.
 
프로코피예프의 ‘피터와 늑대’, 생상스의 ‘동물의 사육제’가 좋은 예다. 이야기와 착 붙어있는 음악이 흘러가는 동안 아이들은 마음속에 그림을 그린다. 또 코끼리와 사자를 음악으로 이렇게 표현한다는 사실에 놀라워한다. 자신은 동물들을 어떻게 그려낼까 노래해보게 될 수도 있다.
 
또 프랑스 작곡가 라벨의 곡 중에는 어린이를 위해 종종 연주되는 ‘어미 거위’ 만큼이나 ‘박물지(博物誌)’를 추천한다. 공작·귀뚜라미부터 물총새까지 구구절절 음악으로 묘사한 이 노래는 라벨을 20세기 초 음악계의 핫 이슈로 떠오르게 했다.
 
제목에 ‘어린이’가 들어간 작품들은 따뜻하고 다정하다. 슈만의 ‘어린이 정경’ ‘어린이를 위한 앨범’에서 시작해 드뷔시의 ‘어린이 차지’, 무소륵스키의 ‘어린이의 방’, 차이콥스키의 ‘어린이를 위한 앨범’까지 이어진다.  
 
작곡가들은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장난감과 풍경을 묘사하고, 아이들이 연주할 수 있도록 단순하게 음악을 지었다.
 
이제 숨어있는 음악을 발굴해볼 차례다. 프로코피예프 ‘피터와 늑대’가 지겹다면 영국 작곡가 에릭 코츠의 ‘쓰리 베어(Three Bear)’ 모음곡을 추천한다. 영국의 유명한 이야기인 ‘골디락스와 세 마리 곰’으로 오케스트라와 내레이터가 흥미롭게 이야기를 이어간다.  
 
모차르트 ‘작은 별 변주곡’이 식상하다면, 작곡가 로저 퀼터의 ‘어린이 서곡’이 대안이다. ‘작은 별’을 비롯해 아이들에게 익숙한 노래가 쏙쏙 숨어있다. 이탈리아의 레스피기가 발레를 위해 쓴 ‘환상적인 장난감 가게’도 아이들이 자신만의 장면을 만들어낼 수 있는 음악이다.
 
꼭 어린이를 위해 쓴 음악이 아니어도 된다. 베토벤이 잃어버린 동전에 분개하며 쓴 피아노곡을 들으며 함께 웃는 것보다 좋은 음악 감상이 있을까. 양배추를 먹기 싫어 도망가는 아이의 노래가 바흐의 고고한 대작인 골드베르크 변주곡에 마지막 곡이란 걸 알려준다면… 아이들이 들을 음악은 끝이 없다.

김호정 / 한국 중앙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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