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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 재산권] 우크라이나 사태와 지식재산권

미 ‘특허심사 하이웨이’ 대상서 러 제외
지정학적 위기가 지재권 위기 될 수도

2022년 2월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작되자 미국, 영국, 유럽연합 등 서방 국가들은 러시아의 침략 행위를 규탄하며 강력한 제재에 돌입하였다. 대 러시아 제재에 서방 국가의 여러 특허청도 가세하면서 서방세계와 러시아의 정치적 대립이 지식재산권 분야에서도 진행되는 양상이다.  
 
3월 1일 유럽특허청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항의로, 러시아 특허청, 유라시아 특허청, 그리고 벨라루스 특허청과의 모든 협력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뒤이어 3월 초 미국 특허청 역시 러시아와 관련된 위의 세 개 특허청과의 협력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3월 11일부터 러시아는 미국의 특허심사 하이웨이 대상에서 제외되었다.
 
특허심사 하이웨이란 한 국가에서 특허 등록이 결정된 발명에 대해 타 국가에서 상대국 특허청 심사결과를 참고해 신속한 특허권 취득을 돕는 국가 간 협력을 위한 제도이다.
 
현재 미국은 한국, 중국, 영국 등 십여 개국과 이 제도에 참여하고 있다.  
 
3월 6일 러시아는 제재에 대한 대응 조치로 미국, 한국, 영국 등 총 48개국을 비우호국으로 지정하며, 이들 국가로부터 유래된 특허에 대한 무단적 사용을 허가하는 법령을 발표했다.
 
특허뿐 아니라, 러시아가 상표권에 대한 무단 사용을 허락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실제로 3월 말, 한 러시아 고위 관계자는 상표권에 상관없이 해외 물품의 무단 수입을 허락하는 방안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하였다.
 
3월 초 러시아의 한 지방법원은 전 세계적 인기 아동 캐릭터인 페파 피그 (Peppa Pig) 상표권 침해 소송을 기각하면서 특별히 미국과 유럽의 경제 제재가 판결에 영향을 미쳤음을 언급하였다.
 
이 판결 이후 러시아에서 맥도널드를 지칭하는 데 사용되어 온 ‘McDuck’ 상표 등 맥도널드와 스타벅스의 상표를 모방한 상표 출원도 보고되고 있다.  
 
최근 일련의 사태는 개인과 기업의 러시아 특허 출원.보유 전략에 대한 재검토를 필요로 하고 있다. 우선 러시아에서 지속적으로 비용을 투자하여 특허를 출원하고 보유해야 하는지에 대한 판단이 필요하다.
 
그런데 당장 6월 23일 이전에 이런 결정을 내려야 할지도 모른다. 특별히 미국 당국이 러시아 특허 출원을 금지하지는 않았지만, 러시아 특허청에 지급하는 특허 출원·유지비 등의 관납료가 미국의 제재를 받는 러시아 연방 중앙은행을 통해 들어간다는 데 문제가 있다. 미국 재무부의 러시아 은행들에 대한 제재는 2월부터 시작하였지만, 세금, 수입, 등록 관련 비용 등 러시아 내 필수적인 비용 납부는 6월 23일까지 가능하다.
 
당장 기한이 다가오는 러시아 특허 문서에 대한 관납료를 지불하고 시간을 끌어볼 수는 있다.  
 
적지 않은 비용을 투자하여 확보한 특허가 지정학적 위기로 하루아침에 무용지물이 된 러시아의 사례는 우리에게 함의하는 바가 크다. 특히, 2020년대 들어 전문가들이 말하는 지정학적 위기가 고조되는 지역이 러시아만이 아니라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국제적으로 지식재산권 포트폴리오를 운영하는 개인과 기업은 지정학적 위기가 지식재산권의 위기로 다가올 수 있음을 인지하고, 다른 지정학적 위기가 감지되는 지역은 없는지 살피고, 국제 지식재산권 전략을 재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문의: (312) 807-4315 이메일  [email protected]   

장광호 K&L 게이츠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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