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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재외동포청 설립 이번엔 가능할까

차기 정부가 가칭 재외동포청 설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로드맵도 조만간 가시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김석기 국민의힘 재외동포위원장에게서 확인됐다. 김 의원은 최근 미주 한인 밀집 거주지역을 순방했다. 재외동포청 설립 등 새정부 재외동포 정책에 대해 설명하기 위해서다.    
 
제20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현재 외교부와 재외동포재단의 입장을 듣고, 구체적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무엇보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인식과 의지가 강하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재외동포 입장에서 반가운 소식이다.
 
재외동포 전담기구 설립 추진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과거 대통령 당선인과 후보자뿐 아니라 많은 국회의원들이 재외동포청 설립을 발의했다. 실제 2012년 박근혜 대통령, 2017년 문재인 대통령도 내세웠던 공약이다. 지난 대선에서도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모두 재외동포청 설립을 약속한 바 있다.  
 
그럼에도 재외동포청 설립 법안은 국회 문턱을 통과하지 못했다. 여야 입장차로 논의만 하다가 유야무야된 것이다. 게다가 전담기구 설립이 현실화할 경우 외교 분쟁의 가능성, 정부 부처이기주의에 의한 업무 조정의 어려움 등 해결해야 할 난제가 제기됐다.
 


이런 가운데 재외동포 관련 단체들은 정책과 업무를 원스톱으로 서비스할 수 있는 전담 기구를 마련해야 한다고 건의해 왔다. 실제로 그동안 해외거주 한인회장들은 세계한인회장대회 등 각종 행사에 참석, 이 기구 설립의 필요성을 호소하고 정부와 국회 등에 건의문을 전달했었다.  
 
재외동포 관련 업무는 외교부(재외동포 지원)와 법무부(출입국 및 법적 지위), 교육부(재외국민 교육 지원), 병무청(병역 관리), 국세청(세금) 등 여러 부처에 분산되어 있다.  
 
외교부 산하에 재외동포재단이 있지만 어디까지나 사업 시행기관이다. 갈수록 늘고 있는 동포들의 민의를 전담해서 아우르기에는 태생적 한계를 가지고 있다. 재외동포정책의 체계적, 종합적, 중장기적 추진을 위한 인프라(법적 기반 등)를 강화하기 위해서도 이번에 재외동포청 설립이 꼭 실현돼야 한다.  
 
이 기구가 설립되면 재외동포들의 민원 편의가 크게 개선될 것이다. 또한 ▶재외국민 투표 참여율 제고 ▶재외동포 관련 각종 세제와 국내 거주 요건 제도 보완 ▶해외 한국학교와 한글학교 지원 체제 개선 ▶복수국적 허용 요건 완화 ▶해외 입양 동포 지원 확대 등 다양한 과제를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분위기는 성숙된 만큼 재외동포청은 조만간 어떤 형태로든 자리매김할 것이다. 가장 설득력 있는 방안은 기존의 재외동포재단을 확대 개편하는 것이다. 외교부 외청으로 재외동포 정책 시행 총괄, 관련 정책 수립 및 예산을 편성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많은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관련 조직을 출범시켜 예산과 정책의 독립성을 확보하는 것에 방점을 두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후 전담기구의 격상은 얼마든지 가능하기 때문이다.  
 
우려는 있다. 새로운 정부 조직을 만드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새 정부는 작은 정부를 지향하고 있다. 가뜩이나 비대한 공무원 조직이다. 먼저 국민들을 설득해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  
 
재외동포기본법과 정부조직법 개정도 넘어야 할 난관이다. 거대 야당의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비록 재외동포청 설립에 대해 공감을 하더라도 당리당략은 다를 수 있다.  
 
대표적인 예가 한미FTA 조약이다. 노무현 정부는 최대 역점 사업으로 이를 추진하고 우여곡절 끝에 타결시켰다. 하지만 정권이 바뀌자 민주당은 태도를 바꿔 국회 비준에 결사적으로 반대했다. 이번에도 그럴 가능성이 있다. 재외동포청 설립은 아무래도 민생 현안에서 우선 순위가 밀린다.
 
여소야대 정국에서 차기 정부가 어떻게 모양새를 만들어 갈지 주목된다. 윤 당선인은 약속을 지키는데 우선 순위를 두고 있다는 김 의원의 설명에 기대를 걸어본다. 지금까지 그의 행보로 봐선 타개의 실마리를 충분히 찾을 것 같다.  
 
재외국민들도 초당적으로 관련 법안이 통과되도록 힘을 모아 성원하는 것이 마땅하다. 재외동포의 권익을 크게 신장시키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기 때문이다. 20여년을 끌어온 동포사회의 숙원이 결실을 맺을 때가 됐다.

권영일 / 애틀랜타 중앙일보 객원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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