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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네트워크] 해고된 트럼프, 채용된 바이든

요즘 조 바이든 대통령은 틈만 나면 경제 성과 자랑이다. 본인이 팬데믹을 극복했고, 실질 임금인상, 실업률 개선을 이끌었다고 연설 때마다 강조한다.  
 
이를 두고 백악관 브리핑실에서 만난 한 기자와 대화를 나누다 “자화자찬이 좀 심한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사실 정책의 상당 부분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부터 진행된 것인데 모두 자기 성과인 것처럼 포장하고 있으니 말이다.
 
워싱턴에서 의회와 백악관을 오래 출입한 이 기자는 이 말에 일정 부분 동감했다. 특히 2년 전 일찌감치 ‘오퍼레이션 워프 스피드(Operation Warp Speed)’에 착수, 단기간에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성공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트럼프의 성과라고 봤다.  
 


그러나 둘의 결정적인 차이는 “트럼프는 해고됐고, 바이든은 채용된 것(Trump is fired, Biden is hired)”이라고 했다. 바이든이 선거에서 이겼기 때문에 이 모든 성과를 차지할 자격이 있다는 이야기였다.
 
기업에서도 마찬가지다. 새 최고경영자(CEO)가 채용됐을 때, 임원을 자기 사람으로 갈아치우고 부실 사업은 정리할 수 있다.  
 
그렇다고 잘나가고 있는 주력 사업을 건드리진 않는다. 제대로 된 CEO라면 앞으로 성장 가능성 높은 기존 사업을 뒤엎지도 않는다.  
 
누가 언제 시작했든, 그 사업이 성과를 내고 돈을 벌면 결국 자기 업적이기 때문이다.
 
한국에선 이제 2주 뒤면 들어설 새 정부의 정책이 조금씩 공개되고 있다. 그러나 큰 틀의 지향점은 보이지 않고, 경제·교육·부동산·대북·외교 등 모든 분야에서 이전 정권의 기조를 뒤집는 것에 초점이 맞춰진 모습이다. 모든 정책은 결국 ‘ABM(Anything But Moon, 문재인 정부 정책 말고는 뭐든지)’으로 귀결된다는 말이 나온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자신들이 해 온 정책을 자아비판 하며 새 보고서를 작성해야 하는 공무원들의 인지부조화도 딱한 일이지만 그에 따른 금전적 비용도 문제다. 일각에선 “미래를 위해 꼭 필요한 정책들은 제발 이름만 바꿔서라도 이어갔으면 좋겠다”고 호소한다.
 
물론 이전 정부가 남긴 부실사업도 많다. 이는 과감히 정리하더라도, 모든 분야에서 ABM을 국정 방향으로 잡을 수는 없다.  
 
지금도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가끔 좋게 나타나는 경제지표 등을 두고 자기 성과라고 자랑한다.  
 
그러나 그 목소리는 일부 지지층 사이에서만 잔잔히 울릴 뿐이다. 물려받은 사업이라도 그 가치를 알아보고 진행해 성과를 내는 사람은 결국 해고된 대통령이 아니라 현직 대통령이다.
 

김필규 / 워싱턴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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