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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산책] 화폐에 나오는 예술가들

화가 윌리엄 터너, 세잔, 뭉크, 자코메티, 건축가 르 코르뷔지에, 모차르트, 생텍쥐페리, 신사임당….
 
이 사람들의 공통점은? 통용되는 화폐의 모델로 등장한 예술가들이다.
 
미국의 시인이자 배우, 인권운동가이며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흑인 여성’ 중 한 사람인 마야 안젤루(1928~2014)가 25센트 주화(동전)에 새겨졌는데 흑인 여성으로는 처음이라고 한다. 미국 사회 각 분야에서 업적을 남긴 여성들을 기리는 ‘미국 여성 쿼터 프로그램’의 하나라고 한다.
 
동전에는 하늘을 우러러보며 좌우로 두 팔을 뻗은 안젤루 시인의 모습을 담았는데 연방 재무부는 “안젤루의 시에서 영감을 받았으며 그녀가 살았던 방식을 상징한다”고 설명했다. 재닛 옐런 재무장관은 “화폐를 새로 디자인할 때마다 우리는 미국이 중시하는 가치, 미국 사회가 어떻게 진보했는지에 대해 말할 기회를 얻는다”라고 성명을 통해 밝혔다.
 
이 기사를 읽고 궁금해서 자료를 찾아보니, 세계적으로 화폐의 모델이 된 예술가가 제법 많다. 화가, 문인, 작곡가, 가수 등 분야도 다양하다. 예술가들이 그만큼 국민들과 친숙하고, 높은 대접을 받고 있다는 뜻이다. 참 부럽다.
 
통용되는 화폐는 시대의 얼굴이다. 돈을 보면 그 시대, 그 나라의 사회, 문화, 경제상을 엿볼 수 있다.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지만 화폐는 한정된 작은 공간에 발행 국가의 역사, 문학, 음악, 미술, 과학, 정치 등을 독창적인 예술성과 조형미로 표현하고 있다. 또한 화폐의 디자인은 그 나라 국민들의 보편적인 정서 가치를 가장 함축적으로 표현한 국가 예술작품이라고 볼 수 있다.
 
한국은행의 자료에 따르면, 세계 46개국 은행권 앞면의 디자인을 분석한 결과 인물초상이 83.2로 압도적이었고, 대체로 국민적 존경을 받는 역사적 인물이나 정치 지도자가 단골 모델로 등장한다. 대한민국으로 치면 세종대왕이나 이순신 장군 등이다. 참고로, 한국에서 가장 오랜 기간 모델로 등장한 단골은 단연 세종대왕이다. 50년 가까운 세월에 걸쳐 여러 액면가의 돈에 두루 사용된 수퍼모델인 셈이다.
 
인물 초상의 경우 대체적으로 후진국으로 갈수록 정치인, 특히 국가원수가 많이 등장한다. 반면 선진국으로 갈수록 비정치인 특히 문화예술인이 등장하는 빈도가 높은 것으로 분석되었다.
 
예를 들어, 유로화 통일 이전에 통용되었던 프랑스의 프랑화는 종류별로 모으면 문화예술 사전이 될 정도라고 한다. 스위스 은행권에도 건축가, 작가, 음악가 등 예술가가 자주 등장한다. 예술가가 화폐의 모델로 등장한 대표적 예를 몇 가지 꼽아보면 다음과 같다.
 
작곡가 베를리오즈, 화가 폴 세잔, 인상파 음악의 시조 드뷔시, 건축가 에펠, 철학자 파스칼, 생텍쥐페리 등이 모델로 등장한다. 그밖에 소설가 찰스 디킨스, 화가 윌리엄 터너(영국), 작곡가 모차르트, 심리학자 프로이트(오스트리아), 화가 라파엘로, 작곡가 벨리니, 무선전신 발명가 마르코니(이탈리아), 소설가 나쓰메 소세키(일본) 등도 화폐의 등장인물이었다.
 
여성으로는 과학자 퀴리부인(프랑스), 교육자 몬테소리(이탈리아), 과학자이자 화가인 메리안(독일), 여권운동가 로자 메이레더(오스트리아), 소프라노 가수 넬리 멜바(호주) 등이 화폐의 모델이다.
 
한국의 예술가 중에서 돈의 모델을 선발한다면 누가 꼽힐까? 신사임당이 여성 대표 겸 화가로 선발된 것이 그나마 다행이다.

장소현 / 시인·극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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