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 유통 업계의 아마존 꿈꾼다
4PL 서비스 화제 '크로싱스토리지서비스' 션 민 대표
대형 한인마켓에도 서비스
공급망 전반 관리 5PL 모색
육류 도매 MJ가 모기업
광우병 파동에 위기 겪기도
실패 교훈 삼아 대표 기업으로
주인공은 션 민 크로싱 스토리지 서비스(Crossing Storage Service·이하 CSS) 대표다.
12년전 육류 유통업체인 MJ글로벌(대표 제임스 민)을 설립한 아버지의 사업을 확장하고 한층 더 진화시키고 있다. USC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한인 1.5세다.
그는 직장 은퇴플랜인 401(k)로 모았던 5만 달러로 트럭킹과 창고 업계에 뛰어들었다. 5년이 지난 현재 그는 MJ글로벌을 주축으로 CSS, 하우디 앵거스란 다른 회사도 운영하고 있다.
이들 기업의 지난해 연간 매출은 2000만 달러에 달한다. 또 애덤스컨설팅을 통해 비즈니스 컨설팅으로 사업 영역을 넓혔다.
그는 가업을 잇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하고 영역도 확장했다. 더욱이 수익성도 우수한 블루오션 분야로 진출하면서 한인사회에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선보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CSS는 한인 창고 업체 중 4PL 물류 서비스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4PL(Fourth Party Logistics)는 4자 물류라고 일컫는다.
통상 물류업무의 수행 주체에 따라 1PL~5PL까지 총 5단계로 나뉜다.
1PL은 업체가 자체로 물류를 처리하는 것이며 2PL은 물류 전담 업체를 설립해서 자회사로 독립시키고 자회사를 통해서 물류를 처리하는 형태다. 3PL은 물류 서비스를 제3업체에 위탁 및 아웃소싱 하는 걸 가리킨다. 3PL에 IT기술을 접목하고 배송 및 물류 종합컨설팅까지 포함한 통합 솔루션을 제공하면 4PL이라 일컫는다.
4PL은 스마트 4PL 시스템을 구축해서 실시간 입출고 정보는 물론 물품의 보관, 배송, 재고 관리까지 한번에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CSS는 4PL을 구축하고 대형 한인마켓 2곳에 물류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물건 보관(냉동, 냉장)에서부터 포장(packaging), 픽업 및 딜리버리 과정을 원스톱 시스템으로 연결해 서비스 업체들의 경비 절감과 효율성 향상에도 일조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IT와 네트워크 기술을 활용해 개발한 WMS를 통하면 차돌박이 재고 상황은 물론 입·출고 날짜까지 전부 파악할 수 있다. 이 전산 시스템을 사용하면 재고 관리도 실시간으로 가능해 제품을 잃어버리거나 구매해서 창고에 쌓아두는 일도 거의 없어진다. 이 시스템 덕에 CSS는 직원 50여명으로 5000여개의 상품을 관리하는 데 지장이 없다는 설명이다.
션 민 CSS대표는 4PL 구축에 머무르지 않고 5PL로의 진화를 준비하고 있다.
첨단 IT 기술을 활용해서 원자재 수급부터 최종 고객까지 커버하는 공급망 전반을 관리하는 통합물류 서비스가 5PL이다.
이를 실현할 목적으로 물류 시스템을 전반적으로 재정비할 계획이다. 10만 스퀘어피트 규모의 스마트 웨어하우스 건립을 서두르는 이유이기도 하다.
현재 CSS는 15만 스퀘어피트 규모인 창고 2곳(10만 스퀘어피트, 5만 스퀘어피트)을 운영하고 있다.
그는 창고 물류에 역점을 두며 비즈니스를 확장하는 동시에 아버지가 설립한 육류 유통회사도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했다.
육류 유통업
션 민 대표의 아버지이자 모기업 MJ글로벌의 최고경영자인 제임스 민 대표는 1990년 중후반까지 한국에서 꽃배달 체인점인 팅커벨로 50여개 이상의 가맹점을 확보할 정도로 유명한 비즈니스맨이었다.
그는 미국 진출을 꿈꾸며 가족과 함께 1997년에 도미했지만, IMF의 높은 파고에 꽃배달 기업은 버티지 못했다. 미국에서 다시 비즈니스를 하기로 결심한 그는 2003년에 육류 유통업에 뛰어들었다.
그는 2008년 한국 정부가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전면 재개하기로 합의하면서 막대한 자금을 동원해 만반의 준비를 했다. 그러다 광우병 사건이 터지면서 큰 위기를 맞았다. 당시 아들인 션 민 대표까지 아버지 사업을 도우려 육류 유통업에 투신했다.
광우병 파동에 적잖은 타격을 입어서 잠시 주춤했던 제임스 민 대표는 2009년 자금을 다시 마련하고 재기의 발판을 만들며 현재의 MJ글로벌을 설립했다.
비즈니스에 탄력이 붙으면서 시애틀에 자회사를 세우고 연 매출도 300만 달러까지 느는 등 사세 확장에 박차를 가하면서 대표 한인 육류 도매업체로 키워냈다.
2009년 션 민 대표는 아버지를 돕는 것도 중요하지만 육류 유통업의 바닥부터 배워야 성공할 수 있다는 판단에 미국 곡물 수출의 25%, 미국 정육 시장의 22%를 점유하고 있는 세계 최대 메이저 기업인 카길(Cargill)에 입사했다. 카길에서 7년 동안 세일즈, 마케팅, 회계 시스템, 육류 제품 포지셔닝, 시장 분석, 시장 진입 전략, 창고업무 등을 두루 거치며 육류 유통뿐만 아니라 업계와 유통 시장에 대해 배울 수 있었다.
그는 이런 경험 및 노하우와 지식에다 카길에서 구축한 인적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2016년 트럭킹 회사를 세웠다. MJ글로벌 육류 운송을 담당했지만, 곧 웨어하우스의 필요성을 절실히 깨닫고 그 이듬해 CSS 설립으로 다시 한번 비즈니스맨의 날개를 펼쳤다. 업체 측은 “대형 메이저 업체인 카길에 프로세싱한 MJ글로벌의 육류 제품을 되팔기도 한다”며 “MJ글로벌의 비약적인 성장을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강조했다.
식당 전문 B2B 업체 ‘하우디 앵거스’
MJ글로벌은 육류 도매 업체다. 업체는 한인 육류 도매 및 정육업체들과 돈독한 협력관계를 유지하며 함께 남가주 육류 시장을 이끌어가고 있다.
MJ글로벌의 비즈니스 모델은 B2B(Business to Business)다. 한인 BBQ식당의 육류 공급 수요가 높다는 점에 착안해서 식당 전문 육류 유통 업체인 하우디 앵거스를 지난해 세웠다.
민 대표는 한인 식당뿐만 아니라 비한인 대형 레스토랑 체인 업체를 겨냥하고 있다.
그는 “한인 비즈니스만 대상으로 하면 성장에 한계가 있다”며 “비한인 식당으로 육륙 공급을 확대할 목적으로 하우디 앵거스를 출범시켰다”고 설명했다.
그는 창고 물류뿐만 아니라 육류 유통 분야도 무한 확장하고 있다.
올해 초 고리(Gori) 컴퍼니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본격적으로 M2C(Manufacturer to Consumer) 시장 진출 채비를 갖추고 있다. 4차 산업혁명시대의 유통업 트렌드로 급부상 중인 게 바로 M2C 방식이다.
민 대표는 4PL과 M2C 목적으로 창고를 건설 중이다. 특히 이중 2023년 말에 완공 예정인 10만 스퀘어피트 규모의 창고는 스마트 기능과 자동화를 적용해서 M2C에 최적화할 계획이다.
그 말인즉슨, 인공지능(AI) 플랫폼 기업인 고리(Gori)와의 협력을 통해서 MJ글로벌의 소고기를 1~2일 내로 집에서 받아볼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다는 것이다. 민 대표는 “한미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2026년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관세가 철폐되는 시점부터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할 예정”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육류 도매, 스마트 창고업, 식당 전문 육류 업체에다 M2C까지 사업 영역을 다각화하는 중이다. 코로나19 팬데믹에도 회사들은 모두 탄탄한 성장을 이어갔다.
작년 매출은 2000만 달러였다. 올해 기업의 매출 목표는 3000만 달러다. 내년에는 이보다 2000만 달러나 많은 5000만 달러가 타겟이다.
민 대표는 “올해 준비한 여러 비즈니스 플랫폼에서 나온 시너지 효과로 수익이 추가 창출되면서 내년에는 비상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컨설팅 통해 노하우 공유
션 민 대표는 지식과 경험 없이 업계에 뛰어든 과거의 자신을 기억하며 애덤스컨설팅도 운영 중이다. 창고업과 육류 도소매를 포함해서 비즈니스 시장 진출을 계획하는 업체와 한인에게 경영 노하우와 진출 전략 등을 공유하기 위한 업체라는 설명이다.
▶주소: 3305 E Vernon Ave, Vernon, CA 90058
▶문의: (323) 968-0011, www.crossingstorage.com
글=진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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