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셸 박 영어 비난 오늘 대규모 항의 시위
베트남계도 합세…아시안 의원 항의 서한
제이 첸 본지에 "영어 아닌 내용 비판한 것"
그는 “차별 발언을 한 적이 없다. 박 스틸 의원의 말하는 방식이 아니라 그가 말한 내용을 비판한 것”이라면서 “그(박 스틸)의 타운홀 연설을 내가 직접 들은 것도 아니다. 그의 대답은 논리정연하지 못하고 혼동을 일으키는 발언이었다”고 했다. 첸 후보는 키스톤 파이프라인 사례를 예로 꼽았다.
그는 “박 스틸은 (타운홀에서) 미국 원유가 더 깨끗하기 때문에 해외 에너지에 의존하면 안 된다면서도 캐나다 키스톤 파이프라인을 통해 들어오는 더러운 기름 수입에 대해서는 찬성한다”고 했다. 키스톤 XL 파이프라인 프로젝트는 캐나다 앨버타주에서 미국 텍사스주까지 송유관을 연결해 하루 80만 배럴 원유를 수송하는 사업이다. 2015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사업을 불허한 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사업을 허가했으나 조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하루 만에 기후변화를 이유로 다시 허가를 취소했다. 박 스틸 의원은 “미국이 OPEC(석유수출국기구)과 러시아 등으로부터 원유 수입을 하지 말라는 취지에서 말한 것”이라며 키스톤 파이프라인을 허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제이 첸은 지난 7일 오렌지카운티 파운틴밸리의 한 유대교 회당에서 유세 중 “그녀(스틸 의원)의 말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통역가가 필요하다(you kind of needan interpreter to figure out exactly what she's saying). 그가 말을 더 할수록 우리에게 유리하다”고 밝혀 논란이 됐다. 그는 “나는 이민자 자녀이자 선출직으로서 인종차별에 줄곧 맞서 싸웠다”면서 “나의 부모 연세가 미셸과 비슷하다. 나는 누구의 영어 액센트를 비판하는 일은 결코 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미셸은 자신의 부족한 정치 지식과 정책 실패를 인종차별 공격을 당했다는 거짓된 주장 속에 숨고 있다. 그와 자유롭게 토론을 통해 맞붙고 싶다”고 비판했다.
이에 앞서 그는 별도 영상에서 “그녀는 남편(숀 스틸 전 캘리포니아 공화당 의장)이 주는 정보를 그대로 읊고 있다”고 조롱해 여성 차별 논란에도 휩싸였다. 본지는 첸 후보에게 '통역가를 필요로 한다' '남편 정보를 그대로 읊는다' 등의 표현이 이민자 및 인종차별, 또 여성 차별 논란을 야기하는 것 아니냐고 질문했으나 답변하지 않았다.
한편, 첸 후보 발언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한인사회는 물론 아시안 커뮤니티에서는 오늘(20일) 오전 11시 제이 첸 선거 캠페인 본부(14220 Brookhurst Street Westminster)에서 제이 첸 인종차별 발언 규탄 시위를 대대적으로 할 계획이다. 이날 OC한인회, OC한인상공회의소, OC재향군인회, 월남참전 전우회와 베트남계 단체 등 최소 45개 단체가 참여할 예정이다. 또 23명의 로컬과 지역 커뮤니티 리더가 박 스틸 의원을 비하한 첸 후보에게 공식사과를 촉구하는 서한을 전달했다. 공동서한은 영 김(공화) 연방하원의원 주도 속에 링링창(공화) 가주 상원의원, 필립 첸(공화) 가주 하원의원 등이 참여했으며 지난 18일 제이 첸 캠프에 전달했다.
서한은 “첸이 영어 액센트와 이민자인 것을 조롱한 것은 흉칙했다. 아태평양계 커뮤니티 마음을 아프게 한 일”이라면서 “즉각 당신(제이 첸)은 박 스틸 연방하원의원과 모든 아시안 커뮤니티에게 인종차별 공격을 한 것에 대해 공개사과하라”고 촉구했다.
베트남계이자 비영리 단체 AAPI 유나이티드의 제임스 마이 대표는 본지와 통화에서 “아시안 증오범죄 관련 각종 시위에 참여하고 있다. 그런데 제이 첸이 같은 아시안을 상대로 인종차별 발언을 하는 것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며 “최대한 많은 베트남계 주민에게 이 사실을 알려 시위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제이 첸은 한인과 아시안 뿐 아니라 모든 이민자 커뮤니티를 향해 경멸 발언을 한 것”이라고 분개했다. 이어 “나의 어머니도 피난민 출신으로 영어가 완벽하지 않았다. 어렵게 이민 온 부모 영어 실력이 안 좋다고 자녀가 비꼬는 격”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민주당연방의회캠페인위원회(DCCC)는 대변인을 통해 “박 스틸과 케빈 맥카시(공화당 하원 원내대표)는 자신들의 거짓말을 가리기 위해 잘못된 정보와 증오에 찬 공격을 하고 있는 역겨운 행위를 하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주디 추(민주) 연방하원의원도 “미셸 박 스틸이 아시안 증오범죄를 상대 후보 공격 도구로 사용하는 것에 불편을 느낀다”고 비판했다.
원용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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