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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 거센 반대 학생 접종 후퇴…가주 백신 의무화 연기 배경

교육구에 항의전화 빗발
중간선거 앞두고 부담도

가주 정부가 학생(12세 이상)을 대상으로 코로나19 백신 의무화를 연기〈본지 4월15일자 A-3면〉한 것은 강제 정책에 대한 극심한 반감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LA타임스는 15일 “백신 의무화 정책은 그동안 수많은 부모로부터 거센 반발에 직면해있었다. 자녀에 대한 의료적 결정을 정부가 대신 내릴 수 없다는 여론이었다”고 보도했다.
 
캐빈 킬리(공화·락클린) 하원의원은 “(연기 결정은) 가주 전역에 걸쳐 목소리를 높여왔던 학부모와 학생들의 승리”라고 말했다.
 
이날 리처드 팬(민주·새크라멘토) 가주상원의원도 백신 강제 접종 관련 법안(SB871)을 철회했다. SB871은 가주 지역 전 학년(K-12)에 걸쳐 학교 필수 예방 접종 목록에 코로나19 백신을 추가한다는 내용이었다. 사실상 5세 이상 어린이에게까지 접종을 강제하겠다는 것으로 학부모의 반발이 극심했다.
 
LA데일리뉴스는 15일 “백신 접종을 안 한 아이들을 교실에서 빼내겠다고 위협하는 이 법안은 상당한 논란을 일으켰다”고 분석했다.
 
비영리언론재단 캘매터스(Cal Matters) 역시 “가주의 백신 접종 정책은 사회를 분열시켰다”고 15일 보도했다.
 
백신 강제 접종 정책은 민주당 내부에서도 충분한 지지를 얻지 못했다. 코니 레이바(민주·치노) 가주상원의원은 지난 3월 “SB871은 적절하지 못한 법안이다. 지역구에서도 엄청난 논란이 되고 있다”며 “분열을 초래하는 법안이기 때문에 찬성표를 던지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가주 지역 공립학교는 학생 수에 따라 교육 지원금을 받고 있다. 이 가운데 최근 등록률이 많이 감소하면서 백신 강제 정책을 무리하게 추진할 경우 역풍도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오렌지카운티 지역 학부모 신민디씨는 “백신 의무화 정책으로 분개하는 학부모들이 너무나 많다”며 “당장 학교에서 자녀를 빼겠다고 항의하는가 하면 최근 홈스쿨을 결정한 부모들도 많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10월 뉴섬 주지사가 학생 접종 의무화 정책을 발표하자 오렌지카운티 지역 풀러턴교육구는 이례적으로 긴급 성명까지 발표했었다. 교육구에 항의 전화가 빗발쳤기 때문이다.  
 
여전히 불씨는 남아있다. 가주 학생 백신 의무화가 연기된 2023년 7월 이후부터는 다시 논란이 거세질 수 있다. 게다가 12세 이상 청소년에게 코로나19 백신을 부모 동의 없이 접종시킬 수 있는 법안(SB866)이 상정돼있는 상태다.
 
학부모 이은정(40·풀러턴) 씨는 “강제 접종 정책이 완전히 무산된 게 아니라 연기됐을 뿐”이라며 “민주당이 중간선거를 앞두고 큰 부담을 느낀 것 같은데 백신 문제는 쉽게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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