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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네트워크] ‘미국을 닮은 내각’

지난해 4월 1일 조 바이든 대통령 공식 트위터와 페이스북에 사진 한장이 올라왔다. 짤막한 캡션이 달렸다. ‘미국을 닮은 내각.’  
 
대통령과 부통령, 장관과 각료급 참모 25명이 카메라를 응시했다. 바이든이 임명한 장관 모두 상원 인준을 통과한 뒤 열린 첫 ‘완전체’ 각료회의를 기념하며 찍은 단체 사진이다.
 
‘최초’ 수식어를 단 장관들이 대거 포진했다. 첫 여성 재무장관 재닛 옐런, 첫 흑인 국방장관 로이드 오스틴, 첫 커밍아웃 장관 피트 부티 지지(교통), 첫 아메리카 인디언 장관 데브할랜드(내무), 첫 여성 정보 최고책임자 애브릴 헤인스(국가정보국장)는 역사를 새로 썼다. 경륜과 실력, 파격과 신선함이 공존한 인선이었다.
 
바이든과 비교하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내각 인선은 구식이다. 역대 미국 정부 중 가장 진보적인 바이든 정부와 비교하면 조금 억울할 수 있겠다.  
 
 하지만 60대(63.1%), 서울대(52.6%), 영남(42.1%) 출신 남성이 주류인 윤 당선인의 선택은 분명 고답적 방식이다. 18개 부처 장관 후보와 대통령 비서실장 총 19명 중 여성은 3명(15.7%)에 그쳤다. 그마저도 책임과 권한이 작은 부처다.
 
미국도 백인 남성이 사회 주류다. 바이든은 왜 다른 선택을 했을까. ‘미국을 닮은 내각’은 선거 공약이었다. 내각은 미국 사회 축소판이어야 한다는 믿음에서 나왔다. 다양성과 포용성을 갖춘 내각이 민의를 반영한 정책을 펼 수 있다는 생각이다. 바이든은 반으로 갈라진 미국의 통합을 국정 목표로 세웠다. 국민을 닮은 내각은 그 실천 방안이다.  
 
바이든 내각은 여성 46.2%, 남성 53.8%다. 인종별로는 백인 50%, 흑인 23.1%, 라틴계 15.4% 아시아계 11.5%다. (‘인클루시브 아메리카’) 미국 인구 비율과 비슷하다.
 
윤 당선인도 국민통합을 말한다. 접근은 다르다. 안배하지 않고 실력만 보겠다고 했다. 하지만 인재가 넘치는 지금 시대는 능력 있고 안배도 할 수 있는 인선이 얼마든지 가능하다. 바이든 말처럼 “다양성을 지닌 팀 구축은 더 나은 결과, 나라가 직면한 일대 위기 대응에 더 효과적인 해결책으로 이어질 것이다.”  
 
다양한 정체성은 색다른 시각과 통찰력을 제공한다. 대안적·포용적 해결책을 제시한다. 대통령에게 더 나은 조언을 할 수 있다.
 
다양성이 없는 내각은 세계적 추세에 역행한다. 젊은 세대가 중시하는 공정의 가치와 어긋난다. 검은 정장 차림 남성으로 가득한 국무회의 장면이 한국 이미지가 될 판이다.  
 
특정 성별과 연령 일색은 자연스럽지 않다. 한국 사회가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을 닮은 내각을 보고 싶다. 

박현영 / 워싱턴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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