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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than Park 기자의 시사분석] 일리노이 주의회 예산안 통과를 바라보며

박춘호

박춘호

올해 일리노이 주의회는 예년과 다른 일정으로 진행됐다. 2022년 일리노이 예비선거가 일정이 바뀌면서 평소보다 늦은 6월에 열리기 때문에 4월 초에는 의회 일정이 마무리 되어야 했기 때문이다. 일리노이 예비선거는 전통적으로 2월에 열렸지만 올해부터는 4개월 미뤄졌고 향후 같은 일정으로 치러진다. 주의원들은 회기를 마친 뒤 자신의 선거 캠페인을 시작하고 몰두해야 해서 그런지 올해 봄 회기는 이전과 사뭇 다른 양상으로 진행됐다.  
 
봄회기의 가장 중요한 안건인 내년도 예산안이 그랬다. 8일이 봄 회기 마지막 날이었는데 9일 오전이 되어서야 7월부터 적용되는 내년도 예산안이 의회를 통과됐다. 통과 과정은 더욱 의외였다. JB 프리츠커 주지사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가 내년도 예산안에 대해 합의를 했다고 밝힌 것이 7일이었다. 회기 마감 하루 전에 내년 1년을 책임질 예산안의 윤곽이 공개된 것이다. 그리고 8일부터 9일 오전까지는 그야말로 일사천리로 예산안 처리가 이뤄졌다. 상원과 하원에 예산안이 상정된 것은 회기 마감을 몇 시간 남겨두지 않고서였다.  
 
물론 충분한 검토와 토론이 이뤄질 리는 만무했다. 예산안과 관련된 법안만 4000페이지 이상에 달했다고 하는데 그 짧은 시간 동안 이를 모두 검토하는 것은 물리적으로도 불가능하다고 봐야 할 것이다. 법안이 상정되고 찬반 발언이 있을 후 몇 시간 만에 예산안이 통과됐다.
일리노이 주의회는 연방 의회와 달리 필리버스터가 허용되지 않기에, 이미 민주당이 다수당의 지위를 확보하고 있고 주지사직까지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민주당 지도부의 합의가 곧 예산안 통과를 의미하는 것이긴 하다고 치더라도 이번 예산안 통과는 매우 이례적이라고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졸속으로 처리하는 모습에 불안한 마음마저 들었다.  
 
이번 예산안은 한마디로 선거를 앞둔 선심성 일회용 현금 지원과 세금 감면으로 정의할 수 있다. 최대 300달러의 재산세를 돌려주고 성인 한 명당 50달러, 부양자녀 한 명당 100달러의 세금 환급액도 마련됐다. 올릴 예정됐던 개솔린세 갤런당 2센트는 잠시 유예됐고 1년 동안 식품에 부과되는 주 세금 1% 역시 한시적으로 면세됐다. 근로세금크레딧(EITC) 역시 확대되면서 세금이 줄어드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일리노이 주의회와 별도로 시카고 시 역시 주민들을 위한 각종 지원 프로그램이 쏟아지고 있다. 주유소에서 사용할 수 있는 선불카드와 CTA 교통카드를 추첨을 통해 나눠주겠다고 한 것이 대표적이다. 감시카메라 설치와 유지 비용 역시 지원키로 했다. 광역자치구 쿡 카운티 역시 의료와 식품, 정신 질환 등에 관한 사업을 하는 비영리단체를 대상으로 그랜트 프로그램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런 조치들이 모두 가능했던 것은 연방 정부의 코로나19 팬데믹 지원금과 예상보다 많이 걷힌 세금으로 주, 카운티, 시 정부의 재원이 풍부해졌기 때문이다. 모기지 지원 프로그램의 신청은 지난해부터 시행 시기가 계속 연기됐다. 주의회의 봄 회기 종료를 하자마자 지원 프로그램이 시작된다는 소식을 접하니 선거를 앞두고 주민들에게 돌아가는 혜택을 제공하는 타이밍이 참 절묘하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선거 캠페인을 앞두고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으로 이득을 보는 사람은 과연 누구일까 싶다.  
 
일회용 반창고로 환자의 상처 부위에 붙여 놓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환자의 상태를 파악하고 수술을 할 것인지, 약을 처방할 것인지, 재활 프로그램을 시작할 것인지를 결정하고 몸이 회복할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을 고심해야 하는 것이 정치인들의 역할일 것인데 이번 예산안은 이런 점에서 매우 제한적인 역할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Nathan Park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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