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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네트워크] 푸틴은 어쩌다 최악의 독재자 됐을까

학살자, 살인 독재자, 전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붙은 수식어다. 최근엔 심지어 그에게 정신적 문제가 있을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그러나 불과 20년 전만 해도 서방의 평가는 이렇지 않았다. 독일 연방의회 연설에선 유럽인들의 호감을 사며 기립박수도 받았던 그다.
 
2000년 47세의 나이로 러시아의 정권을 잡고, 5명의 미국 대통령을 거치며 어떤 변화가 있었던 것인지, 미국 싱크탱크와 언론이 주목한 시점별 푸틴의 주요 발언을 뽑아봤다.
 


▶“러시아는 우호적인 유럽 국가”(2001년)  
 
 대통령에 취임한 이듬해, 푸틴은 독일 베를린 연방의회에서 연설했다. 소련 붕괴 후 찾아온 하이퍼인플레이션으로 러시아 경제는 비참한 상태였고, 체첸 전쟁을 거치며 국가 위상도 떨어졌다.
 
이곳에서 푸틴은 유창한 독일어로 “러시아는 우호적인 유럽 국가”라고 선언했다. “민주적 권리와 자유가 러시아 국내 정책의 핵심 목표”라는 그에게 독일 의원들은 기립박수로 화답했다. 그 자리에는 훗날 총리가 되는 앙겔라 메르켈 의원도 있었다.
 
이후 유가 상승에 힘입어 러시아 경제는 급속히 성장했다. 푸틴의 인기도 동반 상승했다. 유럽 정상들은 그를 칭찬했고,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솔직하고 신뢰 가는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미국 주도 체제, 위험한 발상”(2007년)  
 
발트3국·루마니아·불가리아 등이 잇달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가입하고, 조지아와 우크라이나에서 혁명이 일어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푸틴에게 나토는 이제 “미국이 러시아를 압박하기 위한 공격적 기구”였다. 2007년 뮌헨안보회의에선 작심하고 미국을 성토했다.
 
“지금 세계에는 (미국이라는) 하나의 주인, 군주만 있다”며 이런 일극 체제는 “매우 위험하고 누구도 안전하다 느낄 수 없다”고 주장했다.
 
동독 출신으로 러시아어가 능통한 메르켈 총리는 그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 했다. 그러나 푸틴은 이마저도 뿌리쳤다. 한 대화에서 메르켈이 “그간 했던 가장 큰 실수가 뭐냐”고 묻자 푸틴은 “당신을 믿은 것”이라고 답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이젠 세계가 우리 이야기 들어”(2018년)  
 
2013년 시리아의 바샤르알 아사드 정권이 자국민에 화학무기 공격을 해 1400명이 희생되는 일이 발생한다. 그러나 당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보복공격을 하지 않았다.
 
이를 보며 푸틴은 미국이 약해졌단 판단을 하게 됐다고 프랑수아 올랑드 전 프랑스 대통령은 회고했다. 그러면서 푸틴은 군비 확장을 시작했다. 러시아산 에너지에 의존하며, 올리가르히(신흥부자)들이 서방에 쏟아붓는 ‘오일머니’에 익숙해진 유럽 국가들은 저항하지 않았다.
 
그러는 사이 러시아는 크림반도를 합병했고, 우크라이나 동부의 반군을 지원했다.
 
2018년 자국의 첨단 무기를 선전하는 영상에 출연한 푸틴은 “아무도 우리 말을 듣지 않았지만, 지금은 듣고 있다. 러시아를 가두려는 시도는 실패했다”고 선언했다.
 
▶“그들은 강한 러시아 싫어해”(2022년)  
 
콘돌리자 라이스 전 미 국무장관에 따르면 푸틴은 소련 붕괴로 ‘마더 러시아(조국 러시아)’의 국민 2500만 명이 외국에 남겨진 것을 두고두고 안타까워했다. “소련 제국의 멸망이 20세기 최대 재앙”이라며 이를 되돌리겠다는 꿈을 품고 있었다.
 
지난 2월 우크라이나 침공 직전 TV 연설에서도 그 의지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우크라이나는 소련 덕에 현대 국가가 됐다며 침략을 정당화했다. 서방이 러시아와 맞서게 된 것은 “러시아 같은 강력한 독립국가를 원치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NYT는 잘못된 역사 인식에 신념까지 더해지며 푸틴 스스로 과거의 영광을 복원할 메시아로 여기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필규 / 워싱턴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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