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질 집값 급등에 ‘주택 시장 거품론’ 등장
댈러스 연은 “시장 과열” 지적
FOMO 증후군·투자자 등 때문
일부 “수요 급감 가능성 낮아”
CNN은 일부 이코노미스트들이 지난 2월 주택 가격 상승 폭이 두 자릿수(전년 동월 대비 15%)를 기록하는 등 과열 현상을 넘어서 시장에 거품 형성 조짐이 감지된다고 최근 보도했다.
특히 댈러스 연방준비은행(연은)의 연구원들은 “집값 상승 폭이 주택 시장의 힘에 의한 것보다 더 큰 폭으로 뛰고 있다”며 “시장 기본(fundamental)에서 벗어났다”고 지적했다.
주택 시장 거품 논쟁은 최근까지 광범위하게 받아들여지지 않았지만, 시장에 거품이 끼고 있다는 걸 뒷받침할 수 있는 새로운 증거들이 나오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댈러스 연은 측은 이전까지는 주택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 매물부족, 낮은 모기지 이자율 등으로 주택 가격의 빠른 상승세가 설명됐다면서도 지금의 가격 인상 폭은 시장의 펀더멘털과 동기화하지 않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주택 바이어들이 앞으로도 집값 상승 곡선이 가파를 것으로 예상하면서 기회가 될 때 집을 장만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작용한 게 시장의 과열 현상을 야기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시 말해서, 가만있다가 나만 기회를 놓치고 뒤처지는 것 아니냐는 ‘포모(Fearing of Missing Out·FOMO) 증후군’이 주택 시장에서 구매 심리를 부추기면서 과열 경쟁이 발생했고 집값의 기하급수적인 상승을 유발했다는 것이다.
연은 측은 현재 과열 지표가 115%에 해당한다고 전했다.
이에 더해 실수요자보다 투자자의 시장 진입이 많아진 점도 거품 형성의 원인 중 하나로 꼽혔다.
한 부동산 컨설팅 업체에 의하면, 투자자들이 전국 주택의 33%를 구매했으며 이는 지난 10년간 평균치보다 5%가 더 높은 점유율이다.
집값 거품을 측정하는 척도 중 임대료 대비 주택 가격 비율(PTR)과 소득 대비 주택 가격 비율(PTI)을 살펴봐도 거품 징후가 있다는 게 연은 측의 설명이다.
PTR은 2021년부터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주택 구매 여력을 나타내는 PTI는 아직 정상 궤도에서 벗어나지는 않았지만, 구매력은 눈에 띄게 악화했다고 강조했다.
반면 일부 전문가들은 주택 투기 현상이 없는 데다 바이어의 크레딧점수와 다운페이먼트 금액 증가 등 금융 위기 촉발로 주택시장이 붕괴했던 2009년보다는 모기지 융자 기준이 한층 더 강화된 점을 들며 주택 시장 거품에 대해 반박했다. 더욱이 모기지증권(MBS) 등 파생상품과 서브프라임 모기지가 매우 제한적이라서 주택 융자 부실 위험도 낮다고 강조했다.
웰스매니지먼트 업체 파,밀러&워싱턴의 마이클 파 대표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재택 근무자가 늘면서 주택 매입 수요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며 “주택 매입 수요의 급감 가능성은 현재로선 매우 낮다. 이는 곧 주택 시장에 거품이 낀 게 아니라는 걸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연방정부가 인위적으로 기준금리를 낮게 유지하면서 주택 가격이 빠르게 오른 것일 뿐”이라고 일축하면서 “모기지 이자율이 5%까지 상승하면 집값 오름세도 둔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진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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