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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은 사건 사고 뒤숭숭한 한인사회, 구심점이 필요하다

 의문스러운 성폭행 혐의로 구속된 한인 장경필 씨가 절망 속에 구치소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30대 한인여성 최한나 씨는 전 남자친구에게 살해돼 그 사체가 수십일 만에 발견됐고, 다단계 사기로 약 1천만 달러의 피해를 입은 한인들은 직접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전국적으로 연대하고 나섰다. 벚꽃 흐드러진 3월 마지막 주, 워싱턴 한인 사회를 뒤흔든 헤드라인이다.  
여기에 더해 한인들의 생활은 위협 받고 있다. 40년 래 최악인 인플레이션으로 "고기 사먹기 겁난다"는 한인들이 늘어난다. 고기 값 뿐 아니다. 모든 식료품과 생필품 가격이 지난해보다 20% 올랐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일부 미국 기업들을 제외한 한인 상권과 중소업체들의 코로나 불경기는 여전해 오르는 가계지출만큼 수익이 늘어나는 가정은 손에 꼽을 만큼 적다.  개스값은 4불을 훌쩍 뛰어 넘었다. 모기지 금리도 오르면서 집없는 한인들의 '내집 마련 꿈'은 요원해져 간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전쟁으로 비화한 데 이어 자칫 미국이 참전하면 국제전으로 확대 될 가능성도 커진 상황이다. 러시아와 미국의 전쟁, 냉전을 경험한 세대가 가장 두려워 하는 '최종 전쟁'이 벌어질까 걱정하는 한인들도 늘어가고 있다.  
한인사회와 미국 주류사회 모두 뒤숭숭한 요즘,  "아메리칸 드림에 대한 기대는 사라진 지 오래, 단지 하루하루 삶에 충실할 뿐"이라는 푸념이 장년층은 물론 미래를 한창 설계해야 할 20~30대 젊은 한인들에게서도 터져 나오는 지경이다.  
이렇게 절망에 빠지는 한인들의 숫자가 연일 증가하고 있지만, 이를 보듬을 수 있는 한인사회의 구심점은 부재중이라는 지적이다. 이제까지 한인사회의 구심점은 한인단체가 그 역할을 했다. 그러나 코로나 사태로 말미암아 인적, 물적으로 축소된 한인단체들의 기지개는 요원하기만 하다. 회장 이외의 임원들이 제 역할 하거나 모습 비추는 한인회가 손에 꼽을 정도이며,  지역 한인회 명칭을 내걸었으면서 그 역할에 대해 "회원간 친목이 목적이다"라고 거리낌 없이 밝히는 단체장이 존재할 정도다.      
한인사회는 물리적 구역이 지정되거나 특정 이익을 위해 뭉친 조직이 아니다. 인종적 구성원들이  자발적 혹은 비자발적인 동기로 모이는 느슨한 단체 사회다. 이런 까닭에 평상시 서로 관심 없더라도 위기 시에는 모여서 단합한다. 여론을 주도할 주체와, 행동 할 수 있는 구심점이 있어야 하는 까닭이다. 한인 사회가 위기에 빠지면 한인들은 그 위기를 헤쳐나갈 선장을 바라보려 하기 때문이다.    
전례없는 위기를 맞은 워싱턴 한인사회. 위기를 기회로 바꿔 한인들의 민심을 보듬고, 나아갈 길을 제시할 수 있는 든든한 리더가 나타날 수 있을까? 적어도 각자 표방하는 제 역할 하는 한인단체가 돌아와도 워싱턴 한인사회의 구심점으로 설 수 있다는 것이 대다수 한인사회 관계자들의 공통적 의견이다. 

박세용 기자 spark.jdaily@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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