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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액션] 억만장자와 서민들의 예산 싸움

최근 뉴욕주정부가 버펄로 빌스 풋볼팀 경기장 건설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예산 8억5000만 달러를 쓰겠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미국에서 프로 풋볼팀 경기장 건설 지원에 쓰인 정부 예산 가운데 최고 액수라고 한다.
 
물론 그냥 지원하는 것은 아니다. 주정부가 6억 달러, 경기장을 짓는 이리카운티에서 2억5000만 달러, 내셔널풋볼리그(NFL)가 2억 달러를 빌려주고 버펄로 구단주가 3억500←0만 달러를 낸다. 버펄로 경기장이 지은 지 50년이 다 되어 개보수하기 힘들 정도로 낡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경기장은 주정부가 갖고 버펄로팀이 30년 리스를 한다. 주정부는 이를 통해 새 일자리 1만 개가 만들어진다고 했다.
 
주정부가 합의를 했다고 당장 시행되는 것은 아니다. 주의회와 카운티 의회의 승인을 거쳐야 한다. 그러나 반대가 빗발치고 있다. 버펄로팀은 주정부 지원금을 다 갚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언제나 따라오는 지역 경제 발전 논리가 펼쳐진다. 하지만 뉴욕타임스는 전문가들의 말을 빌려 스포츠 경기장 지원이 지역 경제 발전에 큰 혜택을 주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보도했다. 결국 내셔널풋볼리그와 팀에게만 혜택을 준다는 것이다.
 
버펄로 구단주는 테리 페굴라와 킴 페굴라 부부다. 킴 페굴라는 입양인 출신 한인 여성이다. 석유 채굴 사업으로 억만장자가 된 그들의 재산은 58억 달러로 추산된다고 포브스가 밝혔다.
 
정치권의 반대는 만만치 않게 터져 나왔다. 하지만 우리에게 더 중요한 것은 이민자와 세입자 등 커뮤니티 권익 단체들의 반대다. 현재 이민자 커뮤니티는 서류미비자 건강보험과 추가 서류미비자 실업수당 예산을 책정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주택정의연맹 등 커뮤니티 단체들은 최근 올바니주청사에서 개최한 집회에서 “지금은 수많은 세입자가 거리로 쫓겨나고 노숙자가 폭증할 위기에 처해있는 상황”이라며 “경기장 지원 대신 세입자와 노숙자 지원에 예산을 쏟아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이 또한 그냥 ‘퍼주기’가 아니라 경제적 효과가 있다고 한다. 억만장자와 저소득층 이민자 커뮤니티, 이 둘 가운데 어디로 예산을 몰아줘야 좋을까?
 
답은 오래전부터 나와 있다. 대규모 개발사업이 서민들에게 도움이 되는 경우는 드물다. 오히려 렌트가 오르고, 이를 감당하기 힘든 서민들이 길거리로 쫓겨나 노숙자가 되는 사태가 일어나기 일쑤다.
 
최첨단 업체들의 성장으로 부자 동네가 된 샌프란시스코, 로스앤젤레스, 시애틀 등지에서 노숙자 사태로 비상사태를 선포된 사례가 대표적이다. 뉴욕시는 이미 미국에서 노숙자가 가장 많은 도시 중 하나다. 이번 버펄로 경기장 지원은 업스테이트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직접적인 노숙자 급증을 부르지는 않겠지만 상대적으로 서민 지원 예산이 줄어들어 간접적인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최근 버니 샌더스 연방상원의원은 아마존 창립자 제프 베조스가 달 착륙 사업을 위해 연방정부에 100억 달러 기금을 요청했다는 소식에 이런 메시지를 전했다. “베조스의 재산은 1800억 달러다. 만약 그가 달이나 화성에 가고 싶다면 그건 그의 일이다. 맘껏 해보라. 하지만 이 나라 납세자들이 그의 우주여행에 보조금을 줘야 할 까닭은 없다.”
 
억만장자를 지원하면 그가 돈을 벌고, 서민을 지원하면 서민이 혜택을 본다. 그뿐이다.

김갑송 / 민권센터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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