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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 토크] 우크라 전쟁과 푸틴의 선택

원용석 사회부 부장

원용석 사회부 부장

2013년~2014년 버락 오바마 전 정부는 친러 국가였던 우크라이나 쿠데타에 관여했다. 이를 마이단 혁명이라 부른다. 관련 인물들은 토니 블링컨, 제이크 설리번, 빅토리아 눌런드, 수전 라이스 등이다. 이들은 현 바이든 정부에서 백악관과 국무부 중책을 맡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오바마 정부 시절 우크라이나 관련 총책임자였다. 우크라이나는 ‘완충국(buffer state)’이었다. 강대국들 사이에 위치해 긴장 관계를 완화해주는 역할을 했다. 여기서 어느 한쪽으로 확 틀면 언제든 재앙이 닥칠 수 있는 운명이었다. 1994년에 세계 3위에 해당하는 1700개 이상 핵무기 보유국이었던 우크라이나는 큰 실수를 범했다. 미국의 안전보장을 조건으로 핵을 모두 포기했다. 그 선택은 재앙으로 닥쳤다.  
 
2013년 유럽연합(EU)은 우크라이나와 무역협상을 제안했다. 사실상 EU에 가입하라는 손짓이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분노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 빅토르 야누코비치에게 최후통첩했다. 150억 달러 원조비를 받든지, 엄청난 경제 제재를 당할 각오를 하라고 했다. EU와 협상은 즉각 중단됐다. 그 뒤 오바마 정부가 개입하면서 마이단 혁명이 일어났다. 친미 혹은 반러 우크라이나 새 정부 수립이 목표였다.  
 
분노한 푸틴은 크림반도를 침공해 러시아 땅으로 합병했다. 당시 부패 혐의로 수사받던 우크라이나 에너지 기업 부리스마는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조 바이든의 아들 헌터를 이사로 영입했다. 푸틴 심기를 또 불편하게 만든 일이었다. 그 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남동부 지역인 돈바스 영토 절반을 점령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전면전에 나서는 데 ‘뇌관’이 됐던 것 중 하나가 바로 트럼프-러시아 내통 조작 스캔들이다. 푸틴이 트럼프를 백악관에 앉히려는 이유가 우크라이나 관련 경제 제재를 해제하기 위해서라는 황당무계한 스캔들이었다. 힐러리 클린턴 캠페인이 2016년에 꾸며낸 것으로 존 듀럼 특검 수사를 통해 밝혀졌다. 우크라이나 정부 관계자와 우크라이나계 미국인도 조작에 가담했다. 우크라이나의 주미대사는 트럼프와 러시아가 깊숙한 관계라는 칼럼을 주류 언론 곳곳에 기고했다.  
 
2019년 우크라이나가 미국 중앙정치에서 빅 이슈가 됐다. 백악관 관리인 우크라이나계 미국인 알렉산더 빈드먼과 그의 동료이자 ‘바이든맨’으로 알려진 CIA 분석가 에릭 샤라멜라가 등장한다. 이들은 트럼프가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 내 바이든 가문의 부패 행위에 대한 정보를 물었다는 것을 알아냈다. 민주당 진영에선 난리가 났다. 트럼프가 바이든의 우크라이나 부패 혐의를 알아보려는 것은 정적 수사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이 장악한 연방하원은 즉각 탄핵안을 가결했다. 언론도 맞장구쳤다. 민주당 진영은 우크라이나에서의 부패 행위가 알려질 것을 두려워해 탄핵카드로 먼저 선수친 것이다.  
 
2020년 대선 때도 민주당은 같은 카드를 꺼냈다. 러시아가 트럼프 재선을 위해 대선에 개입한다는, 똑같은 음모론을 들고 나왔다.  
 
헌터 바이든의 노트북 스캔들이 대선 직전 터졌을 때 주류언론은 모르쇠로 일관했다. 2015년 11월 2일 헌터 이메일에서 부리스마 이사가 헌터에게 자사 수사를 중단케 힘을 써 달라는 요청 내용이 나왔음에도 주류언론은 보도하지 않았다. 빅테크도 노트북 스캔들은 모두 ‘잘못된 정보’라며 관련 뉴스를 일제히 삭제했다. 조 바이든은 러시아가 아들 노트북을 해킹했다고 주장했다. 주류언론도 합창했다. 그런데 헌터 이메일은 모두 진위로 밝혀졌다. 뉴욕타임스도 인정했다.    
 
바이든은 백악관 입성 직후부터 우크라이나의 NATO(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바이든과 블링컨 국무장관이 이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도 지난해 10월 우크라이나 방문 중에 같은 말을 했다. 푸틴 인내심의 임계점이었다.  
 
우크라이나는 자국 운명을 지구 반 바퀴 떨어져 있는 미국 민주당에 맡긴 셈이었다. 전쟁의 비극은 거기서 시작됐다.      

원용석 / 사회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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