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사망·아들 폐 이식…코로나 날벼락
수술비만 150만불
험난한 재활 남아
아들 회복만 기도
아이린 박씨는 “모든 게 꿈이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최근 스피카 수(spika sue)씨가 소셜미디어에 기도를 부탁하면서 한 장의 사진을 게재했다. 코로나에 감염됐다가 폐이식 수술을 받고 회복중인 한 청년의 사진이었다.
아이린 박씨는 이 청년(카일 박·27)의 어머니다. 본지는 16일 박씨와 전화 인터뷰를 통해 사연을 들었다.
지난해 9월이었다. 당시 하와이에서 살고 있던 박씨 부부는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
공교롭게도 뉴올리언스에서 대학원에 다니고 있던 아들도 텍사스주 친구들을 만나러 갔다가 코로나에 감염됐다.
처음에는 감기 수준으로 생각했다. 남들처럼 일주일 정도 휴식을 취하면 나을 줄 알았다. 상황은 생각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박씨는 “지난해 9월 8일이었다. 아들이 텍사스 오스틴에서 문자메시지로 ‘너무 아프다’며 도와 달라고 연락이 왔다”며 “그때 나는 코로나에 걸렸다가 회복중이었다. 비행기표를 끊고 곧바로 아들이 있는 곳으로 갔다”고 말했다. 아들은 심각한 상황이었다. 폐 기능 저하로 호흡조차 어려웠다. 입원 일주일만에 중환자실(ICU)로 옮겨져 체외막산소송급(ECMO) 장치에 의존하는 처지가 됐다.
설상가상이었다. 하와이에 있던 남편이 코로나 감염으로 인해 상태가 악화하면서 응급실로 이송됐다. 기가 막혔다. 이런 일이 동시에 발생한 것을 제대로 체감하기도 전에 남편은 결국 눈을 감았다.
박씨는 “남편이 하늘에 갈 때 옆에 있지도 못했다. 화상을 통해 마지막 순간을 봤다”며 “아들의 상태는 더 나빠졌다. 기관절개술까지 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더 큰 병원으로 옮겨야 했다. 오스틴 지역 병원에서 루이지애나 지역 대형병원으로 응급 헬기를 타고 아들을 옮겼다. 그곳에서 아들은 무려 50일간 중환자실에서 움직이지도 못한 채 누워만 있었다. 심지어 양쪽 폐가 완전히 망가져 폐 이식 수술을 받아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박씨는 “다시 UC샌디에이고 메디컬센터로 아들을 옮겨야 했다. 폐 이식을 위해 아들 이름을 대기자 명단에 올려놓고 기다렸다”며 “결국 많은 이들의 기도로 폐 이식 수술을 지난 3일에 받았다”고 말했다.
장장 11시간에 걸친 이식 수술이었다. 퇴원까지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이제야 조금 음식을 삼킬 수 있는 정도다. 혼자서 몸을 움직일 수 없기 때문에 고된 재활 훈련도 받아야 하지만, 조금씩 웃음을 되찾고 있다.
박씨는 “폐를 양쪽 모두 이식 받았기 때문에 그 비용만 150만 달러다. 그 외 병원비도 너무 많은데 보험에서 어느 정도까지 커버를 해줄지 모르겠다”며 “남편과 아들에게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겠다. 지금은 아들만이라도 다시 건강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현재 박씨는 아들의 병간호를 위해 큰딸과 함께 샌디에이고에서 머물고 있다.
▶도움·문의: (808)554-3512
장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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