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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액션] 플러싱 한복판에서 칼부림을 당한 한인 청년

지난달 27일 플러싱에서 한인 청년 임창영 씨가 목과 얼굴에 칼부림을 당했다. 임 씨는 처음엔 “아시아로 돌아가라(go back to Asia)”는 말을 들었다고 했지만, 워낙 충격이 컸던 상황이라 나중엔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고 했다.    
 
임 씨는 두 살 때 미국에 와 한국말도 서툰 거의 2세다. 그는 뉴욕에서 아시안이 가장 많이 사는 지역 가운데 하나인 플러싱 한복판에서 칼부림을 당했다. 범인들은 아무것도 빼앗지 않고 칼만 휘두르고 도망치다 붙잡혔다. 반아시안 증오범죄인지 여부는 재판을 통해 판가름나겠지만 또 한 명의 아시안이 아무런 까닭 없이 공격을 당한 것만은 뚜렷하다. 지난달 13일 맨해튼에서 한인 여성 크리스티나 유리 이 씨가 살해당한 뒤 보름도 안 돼 또 일어난 아시안 피해 범죄다.  
 
지난주 민권센터 스태프들은 임 씨 가족을 돕기 위해 그의 집으로 갔다. 민권센터가 플러싱에서 ‘증오범죄 방지구역’ 활동을 펼치고 있던 터라 마음이 착잡했다. 임 씨의 상처는 끔찍했다. 임 씨의 부모님은영하염없이 한숨만 쉬고 있었다. 더 병원에 있기를 바랐는데 무슨 까닭인지 퇴원을 빨리하라고 해서 할 수 없이 나왔다고 했다. 임 씨는 붕대로 얼굴과 목을 감은 채 제대로 말을 하기도 힘든 상태였다. 임 씨의 부친 임재섭 씨는 “범죄자들이 누구였던지 간에 이런 일이 제발 그만 일어났으면 좋겠다”며 반아시안 증오범죄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기 위한 민권센터의 회견에 나와 주겠다고 했다.
 
지난해 애틀랜타에서 한인 여성들이 살해당한 이후 1년여간 반아시안 증오범죄를 규탄하는 수없이 많은 회견과 행사들이 있었다. 하지만 범죄는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수십여 년간 미국사회에 몰아쳐 온 ‘반이민자 정서’가 코로나바이러스를 ‘차이나바이러스’라고 부르던 지난 대통령 시절 극에 달한 탓이다. 이민자를 공격하며 표를 얻는 정치인들의 ‘반이민자 정책’이 불러온 재앙이다. 이에 대한 철저한 반성과 정책 변화 없이는 미국 곳곳에서 아시안을 표적으로 삼는 범죄가 계속 저질러질 것이다. 미국사회의 체질을 뿌리부터 바꿔야 반아시안 폭력을 멈출 수 있다.  잠재적인 범죄자들에 대한 단속 강화 등 공권력의 힘을 키우는 것만으로는 절대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다.  
 


우선 연방정부에서부터 ‘반아시안 범죄’의 뿌리는 ‘반이민 정책’에 있다는 점을 깨닫고 이민자를 억누르는 현행 이민법 개혁에 나서며 이민자를 환영하는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 시와 주정부에서는 아시안과 이민자 커뮤니티에 대한 법적, 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무조건 많이 달라는 것이 아니다. 뉴욕시 아시안 인구는 15%가 넘었다. 하지만 뉴욕시의회의 아시안 커뮤니티 단체 지원금은 5%를 겨우 넘는다. 정치인들이 인구 비례에 맞게 지원은 하지 않으면서 범죄를 규탄한다고 회견을 열고 백날 외쳐봐야 소용이 없다.  
 
민권센터뿐 아니라 여러 아시안 단체들은 이미 증오범죄 방지를 위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민권센터의 플러싱 ‘증오범죄 방지구역’ 활동에는 이미 100여 개가 넘는 업소들이 참여하고 있다. 300개 업소를 목표로 스태프와 자원봉사자들이 매주 두 차례 거리로 나서고 있다.   우리 커뮤니티는 우리가 지킨다는 각오로 앞으로 계속 활동을 펼쳐 나갈 것이다.

김갑송 / 민권센터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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