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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than Park 기자의 시사분석] 매디건 이후의 일리노이 정치

박춘호

박춘호

마이클 매디건 전 주 하원 의장은 오랫동안 일리노이 정치 권력의 가장 높은 자리에서 군림해 온 인물이다. 그의 별명이 ‘일리노이 진짜 주지사’라고 불릴 만큼 정치 막후에서 막강한 권력을 휘둘러 왔다. 주의회에 올라가는 모든 법안이 순탄하게 통과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매디건을 통해야 했다. 그렇지 못할 경우 전체 회의에 상정되지도 못하고 사장되는 것이 흔했다고 한다.  
 
그런 정치 권력 매디건도 결국 쇠퇴하고 말았다. 주변 인물들이 하나 둘 연방 검찰의 조사를 받았고 컴에드가 2억달러에 달하는 벌금에 합의하면서부터 매디건의 최후 퍼즐은 맞춰져 갔다. 2020년 주 하원 의장직을 내려놓았고 이후 주의원직에서도 사퇴하면서 그의 몰락은 예견됐다. 결국 연방 검찰로부터 22건의 횡령과 착복, 뇌물 수수 혐의로 기소되면서 매디건 전 의장의 미래는 법원에 의해서 결정될 운명에 처했다.
 
중요한 것은 매디건 이후의 일리노이 정치다. 이미 곳곳에서 매디건 그림자 지우기 작업에 착수했다. JB 프리츠커 주지사는 매디건이 스폰서를 한 주정부 프로그램에 대한 예산 지원을 중단키로 했다. 일리노이 경제 회생 프로그램 중 하나인 Rebuild Illinois 프로그램 중 적어도 1억달러 이상은 매디건과 관련이 있는 인물들이 직접적인 혜택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 일리노이 정치는 아직도 권위적으로 구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소위 말하는 머신 정치가 일리노이 정치를 대표하는 표현이 된 지 오래다. 리차드 데일리 시장 재임 당시만 해도 자신의 후원자들을 요직에 앉히고 댓가를 바라는 방식이 표준이었을 정도다. 이후 람 이매뉴얼이나 현 로리 라이트풋 시장까지 시카고 시장으로부터 느껴지는 리더십은 합리적, 이성적이라기 보다는 억압적이고 압도적이라는 이미지가 더욱 강하다. 주지사 역시 탄핵된 로드 블라고야비치에 이어 팻 퀸은 자신의 권한을 충분히 행사하지 못한 2인자에 머물렀고 공화당 소속의 브루스 라우너는 매디건의 벽을 넘지 못하고 좌충우돌 하며 성과를 내는데 실패했다.  
 
전문가들은 매디건의 권력이 쇠퇴하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에 태어난 주의원들이 의회에 입성하기 시작한 것을 꼽고 있다. 이들은 기존 정치에 대한 반감이 있으며 의회가 한 사람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것을 꺼려하는 세대라고 한다. 매디건이 1971년부터 주의원으로 재직하고 40년 가까이 의장직을 수행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컸던 공통점이 있다. 그렇게 세대가 변하면서 철옹성 같았던 매디건도 무너지는 것을 우리는 목도하고 있다.  
 
아직 매디건에 대한 재판이 끝나기에는 많은 시간이 남았다. 법정 소송을 통해 그가 어떻게 이권을 행사했으며 소장에 적시된 바와 같이 ‘매디건 기업'을 운영하면서 사적 이익을 챙겼는지 상세하게 밝혀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 과정에 일리노이 정치의 민낯 역시 일반에 알려질 것이다. 이를 통해 비효율적이고 부패한 일리노이 정치에 대한 혐오감을 가지기 보다는 앞으로는 더욱 나아질 미래 정치의 가이드라인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유권자들이 정치권에 대한 실망과 혐오감으로 눈길을 두지 않을 경우 가장 이득을 얻는 쪽은 이미 권력을 잡은 이들이 되기 십상이다. 한 예로 이번 소송을 진행하면서 쓰여질 막대한 변호사 비용은 매디건이 그간 모금한 정치 자금 계좌에서 지불될 것이다. 이런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매디건이 정치 자금을 모금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언젠가는 반드시 손을 봐야 할 점인 것은 확실하다. 현 일리노이 정치자금법은 정치인이 은퇴를 하게 되면 어떤 용도로 사용하더라도 별 다른 제재가 없다는 것은 분명 문제다. 매디건의 기소를 접하면서 이러한 폐단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점을 새삼 깨닫게 된다.  

Nathan Park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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