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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칼럼] ‘장기적 시각으로 고객에 집착하라’

이은영 경제부 부장

이은영 경제부 부장

“가장 중요한 것은 장기적인 시각이다.” 세계 최고의 기업 아마존의 설립자이자 CEO인 제프 베이조스가 1997년 첫 주주 서한 표제에서 강조한 말이다. 월스트리트의 반응이나 단기적인 이익에 좌우되지 않고 장기적으로 주도자의 시각에서 투자 결정을 내리겠다는 것이다.
 
베이조스는 저서 ‘제프 베이조스, 발명과 방황’에서 장기적 관점에서 집중하면, 낮은 가격에 보다 빠르고 나은 서비스를 원하는 고객의 이익과 투자 수익을 원하는 주주들의 이익을 일치시킬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사람들은 발명하고 새로운 일을 좋아하는데 발명은 장기지향적인 사고가 필수다. 많은 실패가 따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의 이런 장기적인 시각은 세계 최고 기업인 아마존을 만들면서 경영에 반영돼 왔다.  
 
주주 서한에는 ‘고객에게 집착한다’는 표현도 있다. 세계에서 가장 고객 중심적인 회사가 되겠다는 그의 분명한 경영철학이다. 한 콘퍼런스에서는 “우리 회사의 핵심은 경쟁에 집착이 아닌 고객 집착이다”라고 강조했다.  
 
베이조스의 고객에 대한 집착은 일반 기업들이 꺼려온 부정적인 리뷰를 볼 수 있게 한 파격적인 정책 시행에서 알 수 있다. 이에 한 투자자가 부정적인 리뷰가 사업에 지장을 준다는 사실을 잊은 것이 아니냐는 불평을 했다. 베이조스는 “돈을 버는 때는 물건을 팔 때가 아니다. 고객들이 구매 결정을 내리는 것을 도울 때”라고 일갈했다.
 


아마존에 대한 비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아마존에 입점한 제3 판매업자들은 비용을 줄이도록 강요받는다. 판매한 제품 결함으로 소비자가 손해를 볼 때 손해책임을 지지 않는 악덕 기업 면모도 있었다. 결국 지난해 9월부터 최대 1000달러까지 배상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고객들을 위해 가격을 최대한 낮추는 것이 아마존의 핵심 과제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적재적소 고용 방침도 아마존의 핵심이다. 아마존에서 일하기는 쉽지 않다. 성실하게 영리하게 모두 해내야 한다.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물가상승, 공급망 문제, 부족한 인력 등으로 한인 상권의 식당, 마켓, 소매업체들은 비즈니스 운영이 힘들다. 한 한식 식당은 예전에는 점심이나 저녁 식사 때 줄 서는 것이 당연했지만 최근 대기자 명단을 적지 않아도 식사가 가능하게 됐다. 타인종이 선호하는 코리안 바비큐 전문점 외 많은 한식당에서 점심시간에 빈 테이블이 많다. 마켓도 팬데믹이 시작되면서 매출 호황을 누리던 시기에 비해 감소 추세다. 외식이 늘면서 홈 쿠킹이 줄어든 영향이다.  
 
특히 3월은 세금보고 시즌으로 해마다 소비자들의 지갑이 닫히는 데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국제유가 폭등, 남가주 개스값 5달러대 진입, 뉴욕 증시 3대 지수 약세 등 경제적인 충격이 만만치 않다.
 
바이든 행정부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책임을 묻기 위해 러시아산 원유 수입 금지 조처 발표하면서 국제 유가의 고공행진 지속은 물론 인플레이션과 경기 충격 우려가 동시에 쏟아지고 있다. 특히 치솟는 원자재 가격, 개솔린 가격 폭등으로 경제 성장세가 꺾일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인 마켓과 소매업체의 우크라이나 전쟁 영향에 따른 제품 가격 인상도 예측할 수 없는 상태다. 한 한인 업주는 비즈니스에 변수가 끊임없이 등장하고 앞을 예측할 수 없는 상태라고 말한다.  
 
베이조스는 자신의 팀에게 “토끼가 아닌 거북이가 되라”고 조언한다. 블루 오리진 공장에는 ‘그라다팀 페로키테르(Gradatim Ferociter)’ 즉 ‘한 단계씩 맹렬하게’라는 사훈이 적혀 있다.
 
전자상거래 황무지 시대, 장기적인 시각을 갖고 고객에 집착했던 베이조스의 비즈니스 철학이 떠오른다. 

이은영 / 경제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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