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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전기 공해’의 시대

18세기 농경 사회의 주된 동력이었던 사람이나 동물의 물리적인 힘을 대체하는 새로운 동력으로 등장한 석탄과 증기기관은 산업 전반의 생산성 향상에 놀라운 진보를 가져왔다. 종전의 원시적인 생산 방법에 비해 가히 혁명적인 것이었다. 1차 산업 혁명이다.
 
그로부터 약 100년의 세월이 흐른 19세기 후반 들어 새로운 산업 동력으로 등장한 석유와 전력은 대량 생산과 공업화를 이룩하는 원동력이 됐다. 2차 산업 혁명이다.  
 
특히 철강 산업의 부흥과 자동차 산업의 발전은 눈부신 바 있다. 전기가 생산 공장에 공급되면서 공전의 대량 생산 체계를 이루는 계기를 마련하게 됐으며 이 추세는 20세기 후반까지 이어졌다.  
 
그 후 컴퓨터에 의한 대량 정보화는 바로 우리가 지금 경험하고 있는 디지털 시대로 정의된다. 3차 산업 혁명이다.  
 
또한 2016년 스위스의 다보스에서 개최된 바 있는 ‘세계 경제 포럼’에서는 제4차 산업혁명이라는 새로운 말을 만들어내며 융합 과학시대의 출현을 선언하기에 이른다. 인공지능과 로봇의 일상화로 이어지는 디지털 혁명은 계속 끝없는 진화 과정을 이어가고 있다.
 
전기는 원래 자연 속에 존재해 왔지만 인간이 그 존재를 인식하지 못한 것뿐이었다. 천둥 번개 현상을 본 벤저민 프랭클린이 처음으로 전기의 존재를 발견했다고 하는 것이 18세기 후반의 일인데 이제는 전기라는 동력이 없는 삶이란 상상조차 할 수가 없다.    
 
이 같은 전기가 생태계에 해를 끼친다는 말은 역설적으로 들린다. 전기 때문에 한밤중의 어두움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밤하늘을 훤히 밝히는 전깃불이 ‘전기오염(Light Pollution)’의 주범으로 환경문제를 일으키고 인체에도 해로운 결과를 가져온다고 LA타임스의 한 기사는 밝히고 있다. 특히 대도시 근교에는 밤하늘의 은하수가 사라진 지 오래이며 밤은 더 이상 어둡지 않다는 것이다. 산업화에 따르는 어쩔 수 없는 부작용이라 하겠다.  
 
해가 지면 달빛을 벗 삼아 밤하늘에 펼쳐지는 ‘장엄한 별들의 잔치(Starry Majesty)’를 감상하던 시절은 사라졌다. 오랜 동안 자연이 주는 낮과 밤의 사이클 속에서 진화해 온 많은 생명체는 전기 공해로 말미암아 심각한 영향을 받게 됐다는 것이다.  
 
문제는 전기가 ‘있어서는 안 될 시간과 장소’에 있다는 사실이다. 전기가 있어서는 안 될 시간과 장소란 캄캄한 밤을 말한다. 많은 동물들은 야행성이다. 동물뿐 아니라 식물과 미생물도 마찬가지이다. 인위적으로 낮과 밤이 바뀌면 동물의 야간 행동에 혼란을 일으킨다.  
 
이 점에서는 사람도 예외가 아니다. 야간 근무를 하는 사람들은 생체리듬과 반대로 생활해 우울증, 비만 또는 당뇨 같은 병을 유발하기 쉽다고 한다.  
 
서글픈 일은 세계 인구의 3분의 1 정도가 은하수의 존재조차 모른 채 삶을 마감한다는 사실이다. 이는 순전히 전기 오염의 결과라고 하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  
 
우주항공국(NASA) 과학자들은 전기오염이 전 세계적으로 매년 2.2%씩 증가 하고 있음을 밝히고 있다. 선진 공업 국가들은 기존의 백열전구를 LED로 바꾸었는데, LED의 푸른색은 인간의 시력 보호에 좋지 않을 뿐더러 야행성 동물을 혼란스럽게 한다는 반론이 있다.          
 
필요가 절실하게 되면 해결 방안이 떠오르기 마련이다. 그렇게 되면, 전기 공해도 해결하고 잃어버린 은하수도 되찾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게 될 것이라는 희망 섞인 기대를 품어 본다. 

라만섭 / 전 회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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