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만에 남가주 한인 마라톤 신기록
유성은 해피러너스 수석코치
벤투라 대회서 2시간42분8초
임무성씨 1992년 기록 ‘경신’
오렌지카운티와 세리토스를 중심으로 운영되는 마라톤 동호회 해피러너스의 유성은(37) 수석 코치가 지난달 27일 열린 벤투라 마라톤 대회에서 2시간 42분 8초의 기록을 세우며 전체 7위에 오른 것.
유 코치는 임무성(72) 동달모 코치가 지난 1992년 컬버시티 대회에서 수립한 종전 최고 기록 2시간 43분 17초를 1분 9초나 단축했다.
마라톤을 시작한 지 올해로 7년째인 유 코치의 벤투라 대회 전 최고 기록은 2020년 헌팅턴비치 대회에서 세운 2시간 45분 8초다.
강원대에서 스포츠과학 학사, 석사 학위를 받은 유 코치는 스쿼시 선수로 5년 동안 활동했다. 2015년 마라톤을 시작한 그는 2016년 미국에 왔다. 현재 노워크에 살면서 개인 트레이너로 일하고 있다.
유 코치는 “앞으로 2년 내에 2시간 29~30분대에 진입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유 코치는 지난 1일 ‘남가주 한인 마라톤계의 전설’로 통하는 임 코치를 만났다.
임 코치가 신기록을 세운 기특한 후배에게 식사를 대접하고 싶다며 자신이 운영하는 다이아몬드바의 운동기구점으로 유 코치를 초청한 것이다.
유 코치는 “임 코치님을 직접 만나 대화할 수 있어 영광이었다”고 말했다.
임 코치는 지난 2007년 급성 백혈병으로 쓰러져 22일 동안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 의사가 “소생 확률 0.001%”라며 산소호흡기를 제거하자고 했지만, 23일째 기적적으로 의식을 되찾았다.
지금까지 마라톤 풀코스를 통산 176회 완주한 임 코치는 “죽을 고비를 넘긴 뒤, 하루하루가 행복하다”며 토요일엔 다이아몬드바 동달모, 일요일엔 어바인 동달모에서 자원봉사 코치로서 회원들을 지도하고 있다.
임 코치는 유 코치에게 “내 기록을 앞질러 기분이 좋다. 앞으로도 더 많은 한인들이 신기록을 세우면 좋겠다”며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유 코치는 “26.2마일(마라톤 풀코스)은 한정된 거리지만, 그 안에 담긴 이야기들의 거리는 모두 다르다. 그 모든 이야기를 존중하는 러너로 성장하고 싶다”고 말했다.
임상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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