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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광장] 상실의 시간을 극복하는 새봄

 수년 전 뒤뜰에 심은 사과나무에서 지난주부터 가지마다 꽃망울이 소복하게 솟아났다. 분홍빛 서린 하얀 사과꽃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지난 2년은 사과나무도 힘든 세월이었을 텐데 환한 모습이 대견스럽다.  
 
병원과 외래진료, 너싱케어와 호스피스케어 스태프의 모습은 아직 변함이 없다. 모든 직원이 이달 말까지 백신접종을 완료한다는 목표다. 사정상 접종이 어려운 직원은 매주 테스트 결과를 지참해야 한다.  
 
코로나19 대처에 조금도 마음을 놓을 수 없는 모습이다. 필자는 오는 4월 채플린 연례모임과 7월 총회 콘퍼런스 등록을 마쳤는데 참석하려면 동의서에 서명해야 한다. 부스터샷 접종 완료와 고품질 마스크를 모임 기간 동안 사용한다는 동의서였다.  
 
코로나 확산세가 진정되면서 마스크 착용 규정이 완화되고 있다. 마스크 착용이 의무사항이 아니더라도 코로나 확산 방지에 대한 경각심을 늦춰서는 안 된다.
 


코로나가 끝나게 되면 정신건강과 고독감에 대한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 늘어날 것이다. 특히 고독감은 의료계와 영적 케어 분야에서 집중적으로 다루는 주제다. 노년층의 오랜 외로움은 육체적, 정신적 건강에 막대한 영향을 주고 그에 따른 의료비용을 늘어나게 한다. 심적 스트레스로 인해 조기 은퇴자가 급격하게 늘어난 것도 주목할 부분이다.  
 
정신건강을 돌보기 위해 정부 혹은 사설 기관들이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지만 도움이 필요한 모든 사람에게 다가가기에는 인력과 자원이 부족하다. 노년층의 경우 코로나로 겪는 정신적인 문제가 심각하다. 이를 극복하는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  
 
첫째는 자아실현을 위한 활동을 개발하는 것이다. 대다수의 경우 은퇴 이전 경제활동을 하는 동안 형성된 사회적 신분은 은퇴 이후 빠른 속도로 사라지게 된다. 이런 경험은 자신의 남은 삶이 이전보다 살아갈 가치가 없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그동안 직장일로 미뤘던 취미생활, 신앙적 믿음 실천 등을 고려한 새로운 활동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책임감이 크게 따르지 않는 봉사활동도 좋다.  
 
둘째는 또래의 연령대와 생활 방식, 그리고 비슷한 종교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의 정기적인 모임을 만드는 것이다. 모임이 성공하려면 모임에 소요되는 비용을 동일하게 나누고, 서로가 경쟁 관계가 아니라 삶의 경험과 인격적 위로를 나누는 편안한 자리가 돼야 한다. 이러한 모임은 심신의 건강을 지켜 장수에 일조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런 모임에 참여하면 노년의 삶이 풍성해진다.
 
마지막으로 상실의 긴 시간을 지내고 있으나 회복을 위한 실존적, 영적 의미를 새롭게 생각해 보는 것도 필요하다.  
 
새봄이 시작되고 있다. 상실의 시간을 극복하고 가정과 일터마다 희망이 풍성하기를 기원한다. 

김효남 / HCMA 채플린 본부 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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