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곧 수도 함락” 항복 압박…우크라군 결사 항전
키예프 20마일 접근
우크라군 결사 항전
"예상보다 강한 저항"
수도 키예프가 수일 내로 함락될 수 있다는 예측과 함께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사실상 항복을 요구하고 있다.
CNN은 25일 정보당국 소식통의 말을 인용, “미국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경우 수도 키예프가 나흘 내로 점령당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 평가는 지금도 마찬가지”라고 보도했다.
이날 셀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우크라이나가 저항을 끝내고 무기를 내려놓으면 언제든 협상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현재 러시아군의 키예프 장악 시도는 계속되고 있다. 의회 브리핑에서 국방 당국 관계자는 “러시아 군이 수도 키예프 20마일 이내로 이동했다”고 말했다.
비탈리 클리치코 키예프 시장은 “시 북쪽 지역에 있는 발전소 인근에서 3~5분 간격으로 다섯 차례 폭발음이 들렸다”며 “러시아군이 가까이 다가옴에 따라 시내 모든 다리를 보호하고 특별 통제하고 있다. 시내 전략 시설에는 검문소를 설치했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목격자들의 말을 통해 “키예프 부근에서 포성이 들리고 도시 서쪽 지역에서는 격렬한 총성이 났다”고 보도했다.
러시아군이 키예프를 향해 밀고 들어오자 우크라이나군도 이를 저지하기 위해 치열한 교전을 벌이고 있다.
이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역시 키예프 대통령궁 앞에서 총리, 합참의장, 고위 보좌관 등과 함께 선 채 “모두가 여기에 있다. 군대도 시민도 여기에 있다”며 결사항전 의지를 표시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국방부 고위 당국자는 이날 언론에 우크라이나 전황을 전하면서 “러시아가 예상한 것보다 우크라이나의 저항이 더 크다고 평가한다”면서 우크라이나군의 지휘 및 통제는 온전한 상태로 남아 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전황 발표는 차이가 있다.
이고리 코나셴코프 러시아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러시아군이 키예프 외곽 호스토멜 공항으로 공수부대를 성공적으로 침투시키는 작전을 수행했다”면서 “공항 장악 과정에서 우크라이나 특수부대원 200명 이상이 사살됐으며 러시아군 손실은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말랴르 우크라이나 국방차관은 이날 “전투 과정에서 러시아 군인 2800명이 숨지고, 러시아군 탱크 80대와 장갑차량 516대, 전투기 10대, 헬기 7대도 파괴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무력 충돌이 이어지는 가운데 양측의 협상 시도도 있었다.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25일 오후 “우크라이나 측이 (벨라루스) 민스크에서 협상하는 구상을 검토하겠다고 했다가 뒤이어 회담장을 (폴란드) 바르샤바로 하자고 역제안을 한 뒤 연락을 끊었다”고 말했다.
세르게이 니키로프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대변인은 곧바로 “우리가 회담을 거부했다는 주장을 반박하고 싶다”며 “우크라이나는 평화와 정전을 놓고 협상할 준비가 돼 있다. 이것이 우리의 변함없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국제사회는 러시아를 계속해서 압박하고 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는 25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대응책을 논의하기 위해 긴급 화상 회의를 열었다. 유럽평의회는 이날 러시아를 회원국에서 배제하기로 했다. 이에 앞서 우크라이나는 유엔 인권이사회에 러시아 침공 이후 자국 내 인도주의적 상황에 대해 긴급회의를 요청한 바 있다.
장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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