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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액션] 노숙자 범죄 뒤에 더 큰 범죄가 있다

‘60대 아시안 여성 노숙자에 증오 폭행당해’ ‘아시안 증오범죄 노숙자, 작년 8번 체포됐다 풀려나’ ‘노숙자, 길 걷던 아시안 여성 묻지마 폭행’ ‘아시안에게 기습펀치 날린 뉴욕 노숙자, 전과 40범’ ‘아시안 증오범죄 노숙자, 작년 8번 체포됐다 풀려나’ ‘길 가다 퍽~ 아시안 여성 기절시킨 핵주먹 노숙자’ ‘“아시안 죽이는 게 내 전문” 노숙자 남성, 여경까지 폭행’ ‘노숙자 돕던 한인 적반하장 폭행당해’ ‘노숙자, 길 걷던 아시안 여성 묻지마 폭행’ ‘뉴욕 아시안 여성 폭행범 체포, 모친 살해 혐의 노숙자’ ‘산책 중 아시안 여성 노숙자에 찔려 사망’  ‘달려오는 지하철에 아시안 여성 밀어 살해한 노숙자’ 그리고 지난 13일 맨해튼에서 집까지 쫓아온 노숙자에게 한인 여성이 40번이나 칼에 찔려 목숨을 잃었다.
 
지난해부터 뉴욕에서 아시안들이 당한 범죄의 대다수를 노숙자들이 저질렀다. 딱히 아시안에 대한 혐오 발언을 하지 않은 경우들은 증오범죄로 솎아내기 힘들다. 하지만 딱 부러지는 것 하나는 ‘노숙자 범죄’라는 점이다.
 
노숙자 범죄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반아시안 증오범죄 근절’과 함께 나오는 이야기가 정신치료 문제다. 노숙자의 70% 이상이 정신질환이나 약물중독을 안고 살아간다. 정신질환과 반아시안 정서, 여성에 대한 공격 성향이 한데 물리면서 아픔이 끊이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코로나만큼 무서운 노숙자 범죄에 떤다’는 말까지 나온다.
 
이런 상황이 닥치면 언제나 말싸움이 붙는다. 노숙자들을 강제수용하고 그들이 원하지 않는 정신치료를 밀어붙여야 한다는 주장과 강압적인 정책은 더 큰 문제를 낳을 것이라는 주장이 맞붙는다. 공권력으로 노숙자들을 더 열심히 관리해야 한다는 주장에 현장에서 이들을 돕고 있는 단체들은 반감을 갖는다. 오랜 기간 풀지 못하는 숙제다.
 


입씨름하는 동안 노숙자는 계속 늘고 있다. 지난해 미국 노숙자는 58만 명으로 4년 연속 늘었다. 노숙자가 가장 많은 뉴욕시에 7만8000여 명이 있다. 노숙자는 왜 늘어날까? 치솟는 렌트 탓이다. 렌트 상승은 주로 대규모 개발에 집값이 치솟으면서 따라온다. 그리고 렌트를 내지 못해 거리로 쫓겨난 사람들이 오랜 시련과 현실 도피를 위한 마약에 빠지며 범죄가 뒤따른다. 어른들만 노숙자가 되는 것이 아니다. 지난해 뉴욕시 공립교 학생 10명 가운데 1명이 노숙자 생활을 했다. 학생 110만 명 가운데 10만1000여 명이 집 없이 살았다.
 
무분별한 대규모 개발을 막고, 서민들이 감당할 수 있는 저렴한 주택이 더 마련되지 않는 한 노숙과 정신질환, 범죄의 사슬을 끊을 수 없다. 그래서 개발사들과 이들의 후원을 받고 탐욕에 쩔은 사업에 열심히 손뼉 치는 ‘힘’ 있는 사람들은 노숙자 범죄 뒤에 숨어 있는 더 큰 범죄자들이다. 때로 이들이 노숙자 범죄 규탄에 나서는 모습을 보면 구역질이 난다.
 
민권센터는 현재 플러싱 거리를 돌며 ‘증오범죄 방지구역(Hate Free Zone)’ 활동을 벌이고 있다. 포스터를 붙일 업소들을 찾아다니며 다운타운 개발과 팬데믹으로 부쩍 늘어난 노숙자들을 보면 가슴이 쓰리다. 그리고 다짐한다. 범죄를 막는 활동에 더해 주택 정의, 세입자 권익 활동에도 더 땀 흘리겠다고 다짐한다.

김갑송 / 민권센터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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