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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홍기의 시카고 에세이] 크레이지 호스 추장(3)

한홍기

한홍기

매년 6월이면 기념관 측은 일반인을 상대로 일년에 단 한번 산에 올라 일부 완공된 추장 얼굴을 가까이 볼 수 있는 걷기 대회를 주최하는데, 최근에는 1만5,000명까지 늘어났다. 수 많은 장비는 회사들로부터 기증된다. 그러나 조각에 들어가는 노임비는 방문객 입장료로 충당되는데, 매년 100만명 이상이 찾는다. 방문객 센터 단지의 특징은 산에서 발파된 커다란 바위들을 다듬어 만들었는데, 방문객은 이 돌들을 약간의 기부금을 내고 가져가기도 한다.
 
2006년에는 전국적인 기금 모집이 시작되었는데 목표 액수는 1650만달러이다. 첫번째 계획은 기념 사업장에서 일할 40명의 미국인 인디안의 숙소 비용을 짓는 140만달러가 목표였다. 요즘도 발파 행사는 주기적으로 있으며 이때에는 전국에서 수천명의 사람들이 모인다. 그 사람들이 발파 시간에 맞춰 동시에 같이 카운트 다운하면 수많은 바위가 굴러 떨어지고 먼지가 자욱해지는데 그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수 많은 군중들이 이 돌들을 하나씩 집고 아낌없이 헌금을 하는 데에 있다.
 
그러나 이 기념 사업에 부정적인 견해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크레이지 호스 추장은 평소 사진 찍히는 것을 거부하였고, 그의 무덤이 발견되지 않는 곳에 묻혔다.  
 
크레이지 추장 조각 [로이터]

크레이지 추장 조각 [로이터]

지올코브스키는 아메리카 원주민과 크레이지 호스 추장의 정신을 나타내는 은유적인 상징물로 이 조각상을 상상해낸 것이다. 크레이지 호스는 필경 “내가 묻힐 저 곳이 나의 땅이다”라고 말하였을 것이고, 조각상은 그 의미를 크게 부각시켜서 조각하게 된 것이다.
 
당초 라코타의 추장 “서있는 곰 헨리”의 동기는 순수했지만, 많은 라코타 족들과 원주민들은 이 조각상에 반대를 하였다. 라코타 족으로 배우이자 정치, 사회에 영향력을 가졌던 러셀 민스(Russell Means)는 “크리스쳔이건, 유대인이건, 무슬림이건 이스라엘의 신성한 땅에 가서 기념한다고 시온 산을 조각한다는 생각을 해 보아라. 이것은 우리 자체에게 상처를 주는 행위일 뿐이다”고 반대 의견을 피력했다. 라코타의 주술사였던 램 디어(Lame Deer)는 1972년 자서전에서 “결국 아름다운 산에 대한 환경적 공해일 뿐, 크레이지 추장의 정신과는 위배된다”고 일갈했다. 
 
많은 아메리칸 원주민들 역시 조각상이 가리키는 지점 역시 역사적인 것과 아무 의미가 없다고 한다. 비영어권 지역에서 서로 다른 언어 소통으로 인한 문화 차이를 연구하는 노던 애리조나 대학의 바바라 제인 칼리슬(Barbara Jane Carlisle)은 다음과 같은 비유를 들었다. “멕시코에서 턱을 가리키는 것은 아메리카 인디안에게는 입술을 가리키는 것과 같다”. 즉, 지올코브스키가 처음부터 너무 과대하게 생각한 게 아니냐는 뜻이 담겨 있다.  
 
그러나 이 거대한 도전은 인간의 정신을 능력으로 표현하고 싶어하는 데는 그 한계성이 없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소위 진정한 “무한 도전”인 셈이다 (hanprise@gmail.com)
 

한홍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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