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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칼럼] 문화 강국이 경제 대국 된다

진성철 경제부 부장

진성철 경제부 부장

 전세계에 불고 있는 한류 열풍 덕에 한국의 김치 수출액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며 2009년 수출 시작 후 김치 수출입에서 첫 흑자를 거뒀다. 12년 만의 일인 셈이다.
 
한국 관세청과 식품업계에 의하면 작년 김치 수출액은 약 1억6000만 달러나 됐다. 전년 대비 11% 성장한 것이다. 이런 증가세는 2016년 이후부터다. 한류가 수많은 글로벌 소비자를 사로잡기 시작한 시점과 맞물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치뿐만이 아니다. 고추장과 된장 수출도 대폭 늘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와 농림축산식품부는 최신 보고서를 통해서 2020년 고추장 수출액은 5093만 달러라고 밝혔다.  
 
글로벌 아이돌 그룹인 방단소년단(BTS) 등 K팝 스타들이 떡볶이와 같이 고추장으로 만든 음식을 즐기는 모습이 개인 소셜미디어(SNS)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에 등장한 게 고추장 판매 급증의 주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김치, 장류, 한식 등이 전세계로부터 주목을 받는 데는 공통점이 있다. 한국 정부가 막대한 돈을 투자하며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장려한 것이라기보다는 한류로 대표되는 한국 문화가 전세계로 뻗어 나간 덕분이라는 점이다. 소프트파워가 한국 경제의 신성장 동력이 되는 모양새다.
 
2020년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상(오스카) 작품상을 포함한 4개 부문에서 수상하는 기염을 토했다. 한 매체는 기생충의 경제적 가치를 1200만 달러 이상이라고 분석했다. 기생충에 등장한 짜파구리(짜파게티+너구리)는 세계인의 사랑을 받았고 라면 제조사인 농심 매출도 급증한 것으로 전해졌다.
 
작년 10월에는 넷플릭스의 '오징어게임' 열풍이 지구촌을 휩쓸었다. 정말 한국적인 소재로 만들어진 드라마다. 감독을 포함한 출연진도 9억 달러라는 흥행 대박을 예상하지 못했다.  
 
더욱이 글로벌 아이돌 그룹인 BTS는 작년 11월 LA콘서트 티켓 수익만으로 3330만 달러를 벌었다. 한국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BTS 인지도가 1포인트 늘 때마다 의복, 화장품, 음식 등 한국의 주요 소비재 수출이 증가했다. 그들이 데뷔 후 10년 동안 창출할 경제 가치는 무려 56조원(460억 달러)에 이른다는 게 연구원의 설명이다.
 
K드라마, K팝, K영화 등 한국 문화의 세계적인 확산 덕에 한국이 문화강국으로 탈바꿈하면서 세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막대한 경제효과와 더불어 한국의 국격과 위상도 대폭 향상됐다. 한국이 새로운 문화강국으로 떠오르자 주변국의 시샘도 상당하다. ‘오징어 게임’에 나온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라는 놀이의 원조가 일본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가장 심각한 것은 중국의 신동북공정(문화공정)이다. 중국은 2002년부터 고조선, 발해, 고려 등 한국 역사를 중국 지방 정부의 역사로 왜곡하는 동북공정을 해왔다. 그러더니 2020년부터는 김치와 한복이 중국 고유 문화에서 유래된 것이라며 문화공정을 대놓고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지난 4일(현지 시간) 열린 2022년 베이징 동계 올림픽 개막식에서 한복 차림의 소수 민족 여성이 등장해 거센 논란이 일었다. 이런 일이 벌어질 때마다 한국 정부는 미온적으로 대처하고 있다. 이번에도 중국 정부가 공식으로 한복의 기원이 중국이라고 하지 않았다며 저자세와 무대응으로 일관해 빈축을 샀다.
 
평생 조국 광복을 위해 헌신하신 백범 김구 선생님이 지하에서 벌떡 일어날 만한 일이다. 그는 자서전 백범일지 중 ‘나의 소원’에서 “오직 한 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 행복을 주겠기 때문이다”라며 문화 강국의 꿈을 강조했다.  
 
한국 정부는 주변국의 한국 문화 예속화 시도를 경계하고 한국 문화 정체성을 더 적극적으로 보호해야만 문화강국의 지위를 지킬 수 있을 것이다.

진성철 / 경제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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