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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은행, 수익성·효율성 중국계에 뒤져

[2021년 실적 분석 결과]
ROA 낮고 비용 더 지출
영업경쟁 우위 전략 필요

지난해 역대 최대 순이익을 기록한 한인은행들은 수익성과 효율성 면에서도 자산 규모가 비슷한 동급 은행보다는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자산 규모가 엇비슷한 중국계 은행에는 뒤져 아쉬움을 샀다.
 
본지가 남가주에 본점을 둔 한인은행 6곳과 자산 규모가 유사한 중국계 은행 5곳의 수익성과 효율성을 비교 분석한 결과, 경쟁 은행들보다 대체로 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각 은행들이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에 제출한 2021년 실적 보고서(Call report)와 경영보고서(UPBR)를 바탕으로 분석한 것이다.  
 
조사 대상은 뱅크오브호프, 한미은행, PCB(퍼시픽시티뱅크), CBB, 오픈뱅크, US메트로뱅크 등 6개 한인은행과 캐세이뱅크, 프리퍼드뱅크, RBB, 퍼스트제너럴뱅크, 에버트러스트뱅크 등 LA에 기반을 둔 중국계 은행 5곳이다
 
수익성
 
한인은행 6곳의 평균 총자산순이익률(ROA)은 1.72%였다. 중국계 5곳의 1.69%보다는 3베이시스포인트(Basis Point, 1bp=0.01%포인트)가 높았다.
 
한인은행들의 100달러 운영 수익은 1.72달러였고 중국계 은행은 이보다 3센트 적은 1.69달러였다는 의미다.
 
그러나 자산 규모로 나눠서 은행별로 살펴보면 중국계 은행보다 수익성이 나은 한인은행은 2곳에 불과했다.  
 
〈표 참조〉
 
자산 규모가 208억 달러가 넘는 중국계인 캐세이뱅크의 ROA는 1.55%였다. 한인은행 중 가장 자산 규모가 큰 뱅크오브호프의 경우엔 1.23%였다. 격차는 32베이시스포인트였다. 한미의 경우에도 비슷한 규모의 프리퍼드뱅크와 비교하면 5베이시스포인트가 낮았다. CBB와 오픈뱅크의 ROA는 각각 1.73%와 1.87%로 중국계 은행인 퍼스트제너럴뱅크의 2.34%보다 수익성이 떨어졌다.
 
한인은행 중 자산 규모가 유사한 중국계 은행들의 수익성을 앞선 은행은 PCB와 US메트로뱅크 뿐이었다. RBB가 100달러로 1.67달러의 수익을 올릴 때 PCB는 1.99달러를 벌었다. US메트로뱅크(1.85%)도 에버트러스트뱅크(1.20%)보다 65베이시스포인트가 높았다. 이는 동일한 100달러로 65센트를 더 벌었다는 걸 의미한다.
 
효율성
 
수치가 낮아야 좋은 게 바로 효율성이다. 이는 1달러를 벌기 위해 은행이 얼마를 지출했느냐를 보여주는 지표다.
 
한인은행 6곳의 효율성 평균 수치는 47.54%인데 반해서 중국계 은행은 37.16%로 나타났다. 1달러의 수익을 올리는데 한인은행들이 47.54센트를 사용할 때 중국계 은행은 10센트 이상 적은 비용을 지출했다는 뜻이다.  한인은행들의 효율성은 44.41~50.45% 수준으로 중국계 은행의 26.29~47.19%보다 높았다.
 
이는 중국계 은행들이 엇비슷한 자본 수준의 한인은행들보다 훨씬 효율적으로 수익을 올렸다는 사실을 말한다.  
 
뱅크오브호프의 효율성은 50.45%로 1달러의 수익을 내기 위해 50.45센트를 지출했다. 중국계 은행인 캐세이뱅크(43.17%)와 비교하면 7센트 이상 더 지출했다.
 
한미은행의 경우, 1달러를 벌기 위해서 49.24센트를 썼다. 중국계인 프리퍼드뱅크는 한미은행보다 17센트 이상 적은 돈으로 1달러의 수익을 냈다.
 
수익성 면에서  RBB를 앞질렀던 PCB도 효율성 면에서는 떨어졌다. RBB의 효율성은 37.82%인데 PCB는 이보다 6.59%포인트 높았다.  
 
CBB와 오픈뱅크 역시 중국계 은행인 퍼스트제너럴뱅크와 비교하면 20센트 정도 더 많은 비용을 지출했다.
 
한인은행 6곳 모두 자산 규모가 엇비슷한 중국계 은행과 비교해서 효율성이 낮다는 점은 시급히 개선해야 할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한 한인은행 관계자는 “US뱅크나 씨티뱅크 등 대형은행도 한인 비즈니스 고객 대상으로 영업을 강화하는 등 은행 규모와 무관하게 무한 경쟁 양상을 띠고 있다”며 “한인은행들은 중국계 은행의 장단점을 빨리 파악해서 그들과의 영업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는 전략을 세워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다른 관계자도 “고객의 비즈니스 구조를 파악하고 금융 지원 수요를 선제적으로 찾아내 제공하는 등 한 분야에 특화된 은행으로 변신하고 신성장 동력을 끊임없이 찾아내야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진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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