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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칼럼] '오늘도 무사히…'

박낙희 경제부 부장

박낙희 경제부 부장

출근길 프리웨이에 들어서자마자 유난히 체증이 심했다. 천천히 가면서 보니 차량 접촉사고로 차선 일부가 막혀 있었다. 앞서가던 승용차를 SUV가 뒤에서 들이받아 부서진 것이다. ‘조심 운전하자’ 다짐하며 한 10분쯤 갔는데 또다시 차가 막혔다. 이번에도 뒤차가 앞차 후면을 들이받은 추돌사고였다. 경제활동 재개로 차들이 늘어나서일까, 프리웨이뿐만 아니라 로컬 도로에서도 교통사고 장면을 종종 목격하게 돼 운전하기가 조심스럽다.  
 
팬데믹 첫 8개월간의 5번 프리웨이 모습 변화를 소개한 일이 있다. 텅 빈 프리웨이를 트랙으로 착각(?)한 운전자들의 과속이 크게 늘어났다는 내용이었다. 그런데 최근 통행량이 늘어났음에도 과속 차들이 여전히 활개치고 있다. 게다가 운전하다 보면 난폭 운전자, 법규 위반 운전자도 자주 만나게 된다.  
 
퇴근길 소형 친환경차를 몰고 카풀레인을 주행하다 보면 뒤차가 뒤에 바짝 붙어 주행하는 테일게이팅을 당하기 일쑤다. 대부분 과속 차들로 특히 헤드라이트가 높은 중대형 트럭이면 위협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양보하기 위해 카풀레인 차선을 위반할 수 없어 다음 출구가 나올 때까지는 그대로 갈 수밖에 없는데도 대부분의 차가 못 참고 법규 위반까지 하며 추월해 앞으로 치고 나간다.    
 
또 틴팅한 고성능 스포츠카들이 시속 100마일이 넘는 속도로 지그재그 차선 무시하며 쏜살같이 옆을 지나갈 때면 간담이 서늘해진다. 도대체 경찰은 저런 차들 단속 않고 뭐하나 싶다. 과속 교통사고는 워낙 순식간에 벌어져 방어 운전하기도 쉽지 않다.  
 
이달 초 전국도로교통안전국(NHTSA)이 지난해 1월부터 9월까지 전국 도로에서 발생한 사망사고 추정 보고서를 발표했다. 9개월간 교통사고 사망자 수가 3만1720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12% 증가했는데 이는 2006년 이후 가장 큰 폭이다. 이 기간 전국의 차들이 주행한 거리는 2440억 마일로 전년보다 11.7%가 늘어났으며 교통사고 사망자는 38개주에서 증가했다고 한다. 이 같은 추세로 볼 때 지난해 전국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2007년 이후 처음으로 4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됐다.  
 
치사율이 치솟는 이유는 코로나 기간 중 운전자들의 과속이나 약물, 음주, 부주의 운전, 안전벨트 미착용이 급증한 데다가 팬데믹으로 경찰 단속이 느슨해졌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오토인슈어런스의 조사에 따르면 매년 600만건 이상의 교통사고가 발생하는 가운데 20~24세가 사망사고 1위를 차지한 주가 가주를 포함해 36개 주에 달했다. 다음으로 25~29세가 8개 주로 나타났으며 30~34세는 4개 주였다. 젊은 운전자가 난폭하게 운전한다면 차선을 바꿔 먼저 보내는 등 피하는 것이 상책일 듯 싶다.  
 
교통사고 사망자가 증가 추세를 보이자 결국 정부가 나섰다. 지난주 연방 교통부가 교통사고 사망자 및 중상자 급증이라는 국가적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연방 정부 최초의 ‘국가 도로 안전 전략’을 발표했다. 피트 부티지지 교통부 장관은 운전자들의 ‘정신적 각성’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운전하다 보면 교통사고는 불가피하다고 여기는 것부터가 잘못됐다는 것이다. 부티지지 장관은 “만일 항공기나 지하철 사고로, 또는 음식점 식중독으로 4만명이 사망한다면 절대 용납되지 않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70~80년대 한국서 택시를 타면 대다수 운전석 근처에 무릎 꿇은 어린아이가 하늘을 향해 두 손 모아 기도하는 모습과 함께 ‘오늘도 무사히’라고 쓰인 그림이 걸려 있었던 것이 기억난다. 안전을 염원할 만큼 운전이 예기치 못한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는 사실을 방증하는 것은 아닐까.  
 
미국 역사상 최초로 정부 차원에서 교통사고 사망자 줄이기에 나섰다고 하니 다행이고 기대된다. 보다 엄격한 규제와 단속도 필요하겠으나 무엇보다도 운전자들의 안전 운전에 대한 경각심과 인식 변화가 동반돼야 할 것이다.

박낙희 / 경제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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