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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태생 에일린 구 ‘중국 영웅’ 됐다

스탠포드·유창한 중국어에
금메달까지 ‘엄친딸’ 대접
야오밍급 광고모델 등극
이중국적 여부 계속 논란

중국의 에일린 구가 지난 8일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스키 프리스타일 여자 빅에어 종목에서 금메달을 받은 후 활짝 웃고 있다.  [로이터]

중국의 에일린 구가 지난 8일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스키 프리스타일 여자 빅에어 종목에서 금메달을 받은 후 활짝 웃고 있다. [로이터]

베이징 동계올림픽 스키 프리스타일 여자 빅에어에서 우승한 에일린 구(19·중국명 구아이링)가 중국의 영웅으로 떠올랐다.
 
금메달 획득 직후인 8∼9일 중국의 포털 사이트와 SNS의 주요 검색어 순위는 에일린 구가 지배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중국 관영 중앙TV(CCTV)는 에일린 구의 경기 및 시상식 장면을 반복 방영하고, 일상생활 모습까지 전했다. 9일 중국 다수 일간 신문 1면은 에일린 구의 사진과 기사로 도배됐다.
 
그가 중국인의 각별한 사랑을 받는 배경에는 미중 전략경쟁의 ‘프리미엄’이 자리잡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미국이 정부 대표단을 파견하지 않는 외교 보이콧을 하면서 대회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은 터에 미국 대신 중국 대표선수가 되기를 택한 에일린 구가 중국에서 열린 대회에서 금메달까지 선사하면서 중국인들의 ‘애국주의’ 정서에 불을 질렀다.  
 
샌프란시스코 출생인 에일린 구는 미국인 아버지와 중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에일린 구는 2019년부터 중국 국적으로 국제 대회에 출전하면서 중국인들에게 애정의 대상이 됐다. 외모는 동양인보다 서양인에 가깝지만, 중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하고, 스탠퍼드 대학에 합격할 만큼 학업에도 우수한 점은 그를 ‘대륙의 엄친딸’로 만든 또 다른 요인이었다.
 
올림픽 전까지 25개 브랜드와 광고 계약을 맺은 것이 그의 인기를 말해준다.
 
에일린 구와 광고 계약을 맺은 곳은 중국 최대 이통사인 차이나모바일, 중국 4대 국유은행인 중국은행, 가전사 메이디, 중국 최대 유제품 업체 멍뉴, 루이싱커피, 중국 양대 전자상거래 업체 징둥, 운동복 업체 안타, 캐딜락, 티파니, 빅토리아 시크릿, 레드불 등으로 중국 기업은 물론 해외 기업도 다수 포함되어 있다.
 
차이징은 업계 관계자를 인용해 에일린 구가 작년 2000만 위안(약 310만 달러)의 광고 계약을 맺은 것으로 추산하면서 그의 ‘몸값’이 역대 중국 선수 중 농구계의 전설인 야오밍 다음으로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전했다.
 
반면, 그의 이중 국적 여부에 관심을 보이며 ‘정체성’ 문제를 제기하는 시각도 있다. 미국에서 태어나, 주로 미국에서 성장하며, 미국 환경에서 스키를 배운 에일린 구가 불과 약 3년 전 중국 국적을 얻어 중국 대표 선수로 뛰면서 중국의 체제 선전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는 시각이 중국과 각을 세우고 있는 서방 일각에서 존재하는 것이다.
 
로이터 통신은 에일린 구가 이중국적을 허용하지 않는 중국의 국적을 취득하면서 미국 국적은 포기한 것으로 과거 중국 관영매체에 보도된 바 있는데, 8일 기자회견에서 미국 국적 포기 여부에 대해 확답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에일린 구는 기자회견에서 미국 국적 포기 여부에 대한 질문에 “내 시간의 25∼30%를 중국에서 보내며 자랐고 중국어와 영어에 능통하고 문화적으로도 두 가지 모두에 능통하다”는 동문서답을 했다. 또 “이곳(베이징)에 오니 정말로 집에 온 느낌”이라며 “나는 중국인이자 미국인이라고 느끼며, 내가 두 나라를 이용해 득을 보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그들은 내 사명이 국가 간(미·중 간)의 연계를 강화하는 것이지 분열 세력이 되는 것이 아님을 이해한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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