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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5천개 한국인 전용 취업비자 통과되면…….

한인커뮤니티 활력소 긍정 측면, 한인일자리 경쟁 격화-임금감소 부작용도 우려돼

이수혁 주미 대사(왼쪽)이 작년 9월 한국인 취업비자 법안을 상정했던 제리 코넬리 하원의원(오른쪽)과 환담했다.

이수혁 주미 대사(왼쪽)이 작년 9월 한국인 취업비자 법안을 상정했던 제리 코넬리 하원의원(오른쪽)과 환담했다.

한국인 전용 취업비자(E-4) 법안〈본보 2월9일자 상세보도〉이 연방하원의 관문을 넘어, 연간 1만5천개 한국인 전용 비자의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실제로 성사된다면 한인 커뮤니티에 긍정과 부정적인 영향을 동시에 미칠 수 있게 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미국경쟁법안(H.R.4521)’에는 고학력 한국 국적자에 대해 연간 1만5천개 취업비자를 발급하는 ‘한국 동반자법(Partner with Korea Act)’ 수정안이 포함됐다.    
 
한국은 지난 2012년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면서 일자리 개방 취지로 E-4 비자 신설을 추진해 왔지만 성과를 얻지 못했다.
반면, 미국과 FTA를 체결한 호주(1만500명)·싱가포르(5400명)·칠레(1400명)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체결국인 캐나다(무제한)·멕시코(무제한)는 국가별 취업비자 쿼터가 배정돼 있다.
이 법안이 만약 상원에서도 통과되고 대통령 서명을 거쳐 시행된다면 이민 감소로 인해 침체를 겪고 있는 한인 커뮤니티에는 상당한 활력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신규 이민자는 해당 이민자 커뮤니티 경제의 촉진제 역할을 담당한다.  
1960년대 이후 한인이민 경제가 발전한 이유는 무엇보다도 신규 이민자가 계속 유입돼 경제 규모를 키웠기 때문이다.  
한국인 유학생이나 한국에서 미국 취업을 희망하는 사람에게는 큰 혜택이 될 것이 분명하다. H-1B 비자가 연간 8만5000개로 한정돼 있는데, 이러한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취업비자 소지자와 기존의 한인 간 일자리 경쟁이 격화될 수밖에 없다.  
특히 신규 취업비자 이민자들이 IT 등 첨단 사업 분야에 진출할 수밖에 없는데, 워싱턴지역 한인 1.5세와 2세가 개척해 놓은 연방정부 하청용역업계에서 한인들과 정면으로 충돌하게 된다.  
취업비자 소지자의 임금이 기존 시민권자나 영주권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기 때문에 고용주 입장에서는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기존 한인 근로자 입장에서는 임금경쟁력을 통째로 상실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사실 때문에 일부 한인들은 한국정부가 주미대사관이 앞세우고 이른바 친한파 의원을 동원해 취업비자 법안을 추진한다는 사실을 못마땅하게 여기기도 한다.  
물론 이 법안이 통과되지 못할 가능성도 크다.  
‘미국경쟁법안’은 지난해 연방상원이 처리한 ‘미국혁신경쟁법안’과 합쳐서 수정절차를 거치게 된다. 이후 상하원 표결을 거쳐 조 바이든 대통령이 서명하면 확정되는데, 연방상원에서 60표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공화당도 대체적으로 동의하는 분위기이긴 하지만, 미국 우선주의가 작동하기 때문에, 합의 과정에서 미국인 일자리를 뺏길 수 있는 한국인 취업비자 법안을 폐기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옥채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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