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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한반도 평화의 길

지난 19일 북한 김정은은 정치국 회의에서 “신뢰 구축 조치들을 전면 재고하고, 잠정 중지했던 모든 활동을 재가동하는 문제를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이것은 2018년 싱가포르 북미회담을 앞두고 잠시 멈췄던 핵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을 재개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김정은의 경고가 실제로 신형 고체연료 ICBM 도발로 이어진다면 군사전문가들은 미 본토를 겨냥할 수 있다고 본다.
 
폭스뉴스의 지난 22일 여론조사를 보면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한 우려를 대답한 응답자가 68%가 된다. 이런 가운데 25일 북한은 또 순항미사일 2발을 동해상으로 쐈다. 북한은 지난 5일에 이어 11일에는 극초음속미사일 시험 발사를 했고, 이후 14일과 17일엔 각각 단거리탄도미사일 2발씩 발사했다. 새해 들어 5번째 무력 도발이다.  
 
북한의 도발로 한반도 주변이 심상치 않다. 한반도에서 멀지 않은 해상에 미 핵추진 항공모함 3척과 강습상륙함 2척이 포진해 있는 가운데 지난 21일 조 바이든 대통령과 기시다 일본총리는 화상 정상회담을 가졌다. 양국 정상은 공동성명을 통해 미일 동맹을 재확인하면서, 한반도에서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 추진에 대한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  
 
이런 와중에 지난 21일 정인용 외교부장관은 YTN뉴스에 화상으로 출연해 종전선언을 언급했다. 한반도의 중차대한 현 상황과는 거리감이 있는 종전선언을 화두에 올린 것이 과연 옳은 일인가. 정 장관은 “종전선언 관련해 한미 간의 추진 중요성에 대해서는 사실상 공감대가 형성됐다”며 “이것을 앞으로 어떻게 북한과 협의해 나가느냐에 관해서 한미 간 계속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했다. 미일은 북한의 도발을 놓고 해결책을 찾으려는 하는데, 한국 정부는 북한의 비핵화에 관심이 없다. 이런 상황에서 종전선언만이 이 난국을 극복할 수 있다는 말인가.
 
현 정부가 지난 5년간 추진해온 평화 프로세스는 ‘쇼’에 불과했다는 말이 새삼 마음에 와 닿는다. 이러한 정책이 결국 북한이 핵과 미사일 개발에 열중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었다고 볼 수밖에 없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전쟁은 인권을 짓밟는 힘 있는 자의 행패였다. 6.25전쟁도 힘의 원리를 가지고, 공산주의 쟁취로 개인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일으킨 전쟁이다. 미군이 철수하는 틈을 타 김일성이 소련의 힘을 얻어 남침한 것이 아닌가. 남한이 군사적으로 이념갈등도 없고 힘이 있었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전쟁이다.
 
북한의 무력도발로 군사적 긴장감이 돌면 주가가 하락하고 외국인 투자자도 철수한다. 한국이 이 만큼 경제성장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은 한미동맹이 굳건했기 때문이다. 북한 무력도발을 자위권 행사라고 치부하는 것은 위험천만한 생각이다. 작년 1월 김정은은 헌법보다 상위인 당 규약을 바꿔 ‘강력한 국방력으로 조국통일을 앞당긴다’며 한반도 무력통일 의지를 천명한 바 있다. 이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현 정권은 여전히 임기 내 종전선언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지금도 ‘전쟁이냐 평화냐’만 외치고 있다. 평화의 허상에서 벗어나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한미안보를 더욱 다지고, 한일 간 긴밀한 공조를 통해 북한 도발에 대처해야 한다.

박철웅 / 일사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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