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마당] 거미 여인
현관 앞 배달된 네모 상자이토록 가벼운 것 무엇이지
아 그랬었지
악몽은 없어
춤추는 생선 지느러미,
푸른 꿈이 있을 뿐이지
매일,
꿈을 만지고 싶어
꿈은,
동그랄까, 아님, 육각형?
꿈의 냄새를 맡고 싶어
고무 탄 냄새, 파도 냄새?
꿈을 씹어보고 싶어
딱딱할까 혀에서 녹을까?
꿈에 입맞춤을 하면 어떨까
떨릴까, 눈물이 날까
아니,
그 무엇보다
빗살 속에 춤추는
실타래를 짜는
부지런한 여인의 손길을
매일
쓰다듬고 싶었지
박스를 여니
흰 새털을 털며 일어서는
드림캐처(Dreamcatcher)
침대 위
천장에 높게
곽애리 / 시인·뉴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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