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마당] 1월의 종소리
무거운 문 갈아 끼운 겨울 영토에서은빛 종소리 혼자 듣는다
눈 감으면 열리는 무중력의 세상
살찐 언어들이 앞다퉈 줄을 설 때
누군가 던진 돌처럼 날아온
칼의 소리
바람든 꿈들을 일시에 잘라 버린다
숨도 쉬지 않고 쌓아 올린 탑을
순간에 무너뜨린다
텅 빈 몸이 맑게 울 수 있다고
서늘하게 뚫리는 나의 귀
스테인드글라스에서튕겨 나온 푸른 빛이
게으른 어둠을 쪼개고
그때서야 보이는 바닥에
듣지 못하는 사람의 귀에서 떨어진
때 묻은 말들
절름거리며 구석을 찾고 있다
윤자영 / 시인·뉴저지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