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네트워크] 바이든의 취임 1년 ‘성적표’
인플레이션 사태로 지지도 추락
코로나 대응전략도 실효 못 거둬
극심한 정치 양극화로 반발 커져
조금씩 조금씩 사무실로 출근하던 연방 공무원들이 다시 재택근무에 들어갔다. 백악관과 링컨기념관을 보러 전국에서 몰려오던 관광객도 뚝 끊겼다.
백악관 브리핑룸은 다시 띄어 앉기를 한다. 모이지 못하니 싱크탱크와 포럼, 회견의 도시는 그 기능을 잃었다. 마치 1년 전으로 돌아간 듯하다.
지난해 1월 워싱턴은 그나마 활기찼다. 코로나19가 맹위를 떨쳤지만, 그 전해 12월 백신이 상용화한 덕분에 희망이 있었다. 물량 부족으로 의료진과 초고령 일반인만 접종할 수 있었지만 나머지는 차분히 기다렸다.
정권 교체도 대다수 미국인을 들뜨게 했다. 과학을 무시하고, 품위를 저버리고, 지지층 결집에만 열중한 ‘이단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피로에서 벗어났다는 안도였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1년 전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백악관에 입성했다. 하지만 지금이 그때보다 못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바이든의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취임 직후 53%에서 41.9%로 떨어졌다. 부정 평가 역시 52.5%로 취임 후 가장 높다. (파이브서티에잇 19일 집계)
오미크론 변이에는 어떤 대통령도 대응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옹호론도 있다. 하지만 그가 취임 다음 날 발표한 200쪽에 달하는 ‘코로나19 대응 전략’ 가운데 핵심 내용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책임을 피할 수 없다. “백신을 맞으라”고 호소하는 것 외에 뚜렷한 전략이나 일상 정상화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지 못했다는 비판도 있다.
종종 혼란스럽고 모순된 지침을 발표해 대국민 메시지 전달에 실패했다는 평가도 있다. 인플레이션을 경시했고, 아프가니스탄 철군 과정에서 실책을 범했다.
저조한 1년 차 성적을 정치 양극화에서 찾는 시각도 있다. 바이든의 대선 득표율은 51.3%였다. 유권자의 절반이 처음부터 바이든을 반대했다. 극심한 정치 양극화로 정권 출범 전부터 실패가 예정된 대통령이 탄생할 수 있다는 얘기다. 상원 의석수를 공화당과 민주당이 50석씩 반분한 상황도 바이든 행정부 손발을 묶었다.
최근 한국 대선 캠페인을 보면 정치 양극화가 미국보다 더한 것 같다. 30%대에서 엎치락뒤치락하는 양당 대선 후보 지지율을 보면 대선 이후가 더 걱정된다. 처음부터 국민 대다수의 반대를 안고 출범하는 정부는 안정적일 수 없다.
한국이 앞으로 5년을 헛되이 보내는 일은 없어야 할 텐데….
박현영 / 워싱턴특파원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