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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광장] 걱정을 잘라주는 이발사

하버드대 탈 벤 샤하르 교수가 가르치는 ‘행복’은 하버드대 마이클 센델의 ‘정의’, 예일대 셸리 케이건의 ‘죽음’과 더불어 아이비리그 3대 명강의로 꼽힌다. 샤하르 교수는 하버드 역사상 가장 규모가 컸던 두 수업 ‘긍정심리학’과 ‘리더십 심리학’을 담당하는 교수다.  
 
베스트셀러 ‘해피어’의 저자이자 치열한 경쟁과 스트레스에 갇혀 사는 현대인들에게 행복을 강의하는 유명 교수지만 정작 샤하르 교수가 행복을 배운 곳은 따로 있었다. 매달 들르는 동네 이발소였다.  
 
미국에서 공부를 마치고 고국 이스라엘로 돌아온 그는 텔아비브 교외의 조그마한 동네에서 거의 20년 동안 작은 이발소를 운영하는 단골 이발사 ‘아비’를 만나면서 삶의 지혜와 행복의 지름길을 발견했다.  
 
이발소를 찾은 어느 날이었다. 샤하르가 머리를 자르는 동안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던 한 중년 손님은 이발사 아비에게 자신의 기분을 상하게 한 신발가게 점원의 무례함과 상스러움에 대해 불평을 늘어놓았다.  
 
그가 한바탕 푸념을 마치자 이발사 아비가 이렇게 말했다. “전 원래 성미가 불같았지만 친구에게 배운 기술 덕분에 분노를 조절할 수 있게 됐어요.” 비결이 무엇인지 궁금해하는 손님들에게 이발사는 자신이 배운 분노 조절 기술을 이렇게 설명했다.  
 
그는 주차장에서 차를 대는 상황을 상상해보라고 했다. 당신은 약속에 늦었고, 빈자리를 찾아 주차장을 몇 바퀴 돌았다. 마침내 차를 빼려는 운전자가 보였고, 당신은 그 차가 주차장을 빠져나가기까지 참을성 있게 기다렸다. 드디어 그 빈자리에 차를 대려는 찰나, 커다란 SUV가 나타나 겨우 생긴 주차 공간을 가로채 버렸다.
 
아비의 말이 이어졌다. “제 입장에서 그 운전자의 행동은 싸움을 거는 거나 다름없어요. 경적을 울리고 최소한 창문을 열고 욕이라도 한바탕 퍼부어줘야 속이 시원할 일이죠.”
 
샤하르와 신발가게에서 기분을 잡친 손님이 그의 말에 동의하며 고개를 거푸 끄덕였고, 아비는 이야기를 이어갔다. “하지만 당장 그 순간에는 깨닫지 못해도, 그렇게 감정을 표출하는 행동은 결국 제게 상처를 입힐 뿐이에요. 제가 싸움이나 논쟁에서 이기더라도 결국은 분노가 안에서부터 저를 잡아먹게 되거든요.”
 
“그럼 어떻게 해야 하나요?” 신발가게에서 기분이 상한 손님이 물었다. “방금 내 자리를 가로챈 것이 대형 SUV가 아니라 커다란 젖소였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이발소 안에 있던 사람이 모두 웃음을 터뜨리자 아비의 목소리도 높아졌다. “거봐요 효과가 있죠? 만약 주차 공간을 가로챈 것이 젖소였다면 자리를 뺏긴 사람도 싸움보다 한번 크게 웃고 말 거예요. 상상력을 조금만 발휘하면 남은 하루를 씩씩대며 보낼 필요가 없다니까요.”
 
샤하르 교수는 아비와의 대화를 통해 발견한 행복의 비결을 모아 책으로 내면서 ‘걱정을 잘라드립니다’라는 제목을 달았다. 내 자리를 가로채며 들어오는 대형 SUV 같은 현실을 만나면 걱정을 잘라주는 이발사가 가르쳐 준 대로 유쾌한 상상력을 발휘할 때다. 그것을 젖소라고 생각하며 웃어 넘길 때 행복이 찾아올 것이다.  

이창민 / 목사·LA연합감리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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