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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 생각하며] 사랑이 있는 고생이 행복이었다

 이년 전쯤, 김형석 박사님에 관해 쓴 적이 있다. 때는 바야흐로 내 나이 육십, 육학년의 무게를 천근같이 느끼고 있었다. 이제부터 내 인생은 내리막길? 하며 머리를 쥐어뜯고 있을 때, ‘백 세를 살고 보니’라는 책을 막 발간하신 박사님 이야기는 신선한 충격이었다. 더군다나 인생 황금기가 60부터 75세였다니, 가장 행복했던 나이는 75세였다니, 깜짝 놀랐다. 그럼 이제 나 막 황금기에 들어선 거임? 베스트 시절은 아직도 오고 있는 거임? 완전 힘이 나고 신이 났었다.  
 
작년에 102세가 2세로 밖에 입력이 안 돼 비행기 표 끊는 데 애를 먹으셨다는, 현재 103세 박사님의 건강 비결은 내가 보기에 규칙적이고 이타적인 생활이다.
 
박사님이 규칙적으로 하시는 것 중 하나는 식사다. 특히 영양도 좋고 준비해주시는 분 편하게, 늘 같은 것을 드신다는 박사님의 아침 식단을 따라, 나도 오늘 색색깔 야채와 과일, 삶은 계란을 준비했다. 박사님 늘 드시는 감자 대신 난 혈당 조절을 위해 구운 고구마를, 따로 마시기 죽기보다 싫은 우유는 커피에 들이부었다. 매일 아침 일곱시 반에 교실 문을 열다, 은퇴 후 가장 행복한 것이 여유로운 아침이다. 박사님 닮은 아침 식단을 앞에 놓고, 뿌듯한 마음으로 박사님 최근 활동 영상을 보았다.  
 
박사이은 지금도 규칙적으로 운동하신다. 코로나 전에는 수영하셨는데 요새는 뒷산을 산책하신다. 예수님이 물 위로 걸으신 것보다 본인이 두 발로 걷는 게 기적이라는 내 칠팔십대 지인들을 생각하면, 백 세 넘어도 산을 오르시는 박사님 건강은 정말 부럽다. 실내 수영장 물에 빠져 허우적거린 밝히고 싶지 않은 흑역사 때문에 물과는 안 친한 나도, 두 발로 걷는 기적은 평생 누리고 싶어 요즘 열심히 걷고 또 걷는다.
 
박사님은 또 매일 일기와 원고지 30페이지 정도의 글을 쓰신다. 거의 기억상실 수준인 기억력 보충을 위해 가끔 기록하는 나와 달리, 박사님은 일기를 매일 쓰신다. 반성할 거 1도 없으실 거 같은 박사님이, 훗날의 반성과 성찰을 위해 일기를 쓰신단다. 닮고 싶은 마음에 어제오늘 착하게 일기를 열심히 썼다. 이 맘이 오래 가기만을 바랄 뿐이다, 흑흑.  
 
박사님은 늘 일을 사랑하셨고, 지금도 활발하게 저술과 강연을 하신다. 황금기를 살아가는 나와 내 육칠십대 친구들도, 경제 활동이든 봉사든 오래오래 할 일이 있으면 좋겠다. 나도 상담과 북클럽을 할 수 있는 한 오래 하고 싶다. 요즘 북클럽 회원들에게 아주 애원을 한다. 책장 넘길 힘만 있으면 같이 책을 읽자고. 자녀가 성인이 돼가는 사오십대 친구들도, 늦게까지 할 수 있는 자신만의 일을 꼭 준비하면 좋겠다. 누구나 다른 사람보다 잘하는 일이 한 가지는 있다고 하니.
 
박사님이 을왕리 집필실에 가셨다. 전면 유리로 된 창 너머 펼쳐지는 바다, 아, 이 집필실, 완전 내 스타일! 바다 위로 지는 아름다운 노을을 바라보며, 박사님은 사랑이 있는 고생이 행복이었다는 말로 103세 인생을 회고하신다. 캬아, 그렇지 이게 바로 행복이지. 나의 삶도, 힘든 누군가가 사랑으로 한 내 수고로 인해 행복해졌던 기억들로 가득 찰 수만 있다면! 이런 의미에서, 오늘 추위와 오미크론이 위협하지만 사랑 고생 하나 예약했다. 사랑으로 하는 수고는 고생이 아니라 행복임을 아는 내 가슴은 이미 기대로 두근댄다.  
 
사랑 고생 행복 전문가, 김형석 박사님의 2023년 6월 강연 약속도 꼭 지켜지길 기도한다.

김선주 / NJ 케어플러스 심리치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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