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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침에] 새해 첫날에 - 사랑의 언어(Love Language)

 내가 일어나는 시간은 거의 일정하다고 볼 수 있다. 2022년 새해 첫날도 예외는 아니었다. 아내가 하루 일정을 브리핑해 준다. (브리핑이라고는 하지만 일종의 지시 사항이다) 둘째와 셋째 딸이 우리 집에 와서 함께 만두를 빚어 점심을 함께 할 예정인데, 그전에 우리 둘만의 새해맞이 바닷가 산책을 일정에 끼워 놓았다.
 
그런데 이상하게 몸이 오슬거리고 시원치 않았다. 그냥 집에서 머물고 싶은 꾀병인지 알 수 없었다. 그래도 아내와 함께 바닷가로 나갔다. 사실 내 마음이 산책하자는 아내의 제안(지시)이 별로 탐탁하지 않으면서도 그대로 따른 것은 다 이유가 있다. 개리 챕맨(Gary Chapman)이라는 사람의 책 ‘Love Language(사랑의 언어)’에서 제시하는 사람의 감정 탱크를 채우는 다섯 가지 사랑의 언어를 알기 때문이다. 그 다섯 가지는 이렇다.
 
Words of Affirmation: 따뜻하고 사랑과 격려 및 칭찬이 담긴 말. Acts of Service: 상대방을 위한 봉사. 설거지나 집 청소, 심부름 같은 일을 하는 것. Receiving Gifts: 마음이 담긴 선물을 하는 일. Quality Time: 함께 있으므로 좋은 시간을 갖는 일. Physical Touch: 등을 토닥이거나 허그 같은 신체적인 접촉으로 사랑을 표현하는 일.
 
모든 사람은 자신의 감정 탱크를 갖고 있고, 그 감정의 탱크를 채우는 자신만의 사랑의 언어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자신의 감정 탱크가 사랑의 언어로 채워지면 삶이 윤기 있고 활력이 넘치지만, 감정의 탱크가 빈다면 삶 자체가 우울하고 거친 광야에 혼자 서 있는 느낌이 들게 된다. 사람마다 자신이 사랑받고 있다는 표징으로 다섯 가지 사랑의 언어 모두로 자신의 감정 탱크가 채워지기를 원하지만, 다른 무엇보다도 중요하고 우세한 사랑의 언어가 있는데 그것은 사람마다 다 다르다.
 


오래전에 아내와 나는 각자의 ‘사랑의 언어’에 대한 제법 진지한 대화를 한 적이 있다. 그래서 각자의 우세한 사랑의 언어를 찾아내었다. 내 경우, 가장 우세한 사랑의 언어는 ‘Words of Affirmation’이다.
 
누군가가 “글이 너무 좋아요”라거나 “사진이 너무 아름다워요”라는 칭찬의 말을 들으면 몸이 풍선처럼 공중으로 떠오르는 기분이 든다. 아내에게 “이 세상에 당신 같은 남편이 또 있을까?”, “당신은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아빠야” 같은 말을 들을 때면 이 세상 모든 걸 다 가진 것보다 더 행복하고 뿌듯한 기분이 든다.
 
아내의 감정 탱크를 채우는 가장 우세한 사랑의 언어는 ‘Quality Time’이다. 함께 TV를 보면서 아내의 말에 귀 기울이고 맞장구치며 등까지 토닥여주면 그야말로 아내는 최고의 행복감을 느낀다. 비록 비가 내리긴 했어도 남편과 함께 새해 첫날 함께 걸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올 한 해 두 사람이 발맞추어 잘 걸어갈 수 있다는 희망과 행복감으로 아내는 자기의 감정의 탱크를 채웠을 것이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 돈을 많이 벌지 못해도, 일 년 내내집 안 청소나 설거지 한 번 제대로 하지 않는 내가, 그리고 아내의 생일이나 결혼기념일 같은 거룩한 날에 선물 한 번 하는 일 없이 하루 세끼씩 거르지 않을 수 있음은, 오로지 그녀의 사랑의 언어가 무엇인지 알고, 가능하면 그녀의 감정의 탱크를 채우는 일에는 게으름 부리지 않기 때문이라고 확신한다.

김학선 / 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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