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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기고] 해양 생태계 위협하는 지구온난화

 알래스카 연안에 거주하는 에스키모는 봄과 가을에 국제포경위원회(IWC)로부터 할당받은 수만큼 고래를 포획한다. 이는 에스키모 전통을 계승하고, 문화를 이어가는 행사다. 에스키모들이 포획한 고래는 부위별로 나누어 원주민에게 분배함으로써 전통과 문화를 지금까지도 유지하고 있다.
 
최근 북극 지역의 온난화는 세계 다른 대륙보다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그럼에도 원주민의 포경 활동은 멈추지 않고 있다. 다만, 북극해 온난화로 인한 해빙의 감소는 이들의 고래잡이를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 즉, 십수년 전에는 북극해에 해빙이 넓게 분포해 북극해로 회유한 고래가 숨을 쉬기 위해 해빙 사이의 빈틈을 찾아 왔다. 그러면 그 해빙 위에서 원주민이 기다리다가 고래를 쉽게 포획할 수 있었다.  
 
해빙을 이용하는 것은 원주민 뿐만 아니라 북극곰도 있다. 북극곰도 일각고래나 흰돌고래를 잡아 살아간다. 많은 노력을 들이지 않아도 쉽게 고래를 잡을 수 있었다.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원주민이나 북극곰이나 고래잡이에 많은 노력을 해도 포획의 기회가 점점 줄고 있다. 해빙의 감소로 원주민은 연안을 벗어나 먼 곳까지 이동해 고래를 찾아다녀야 한다. 언제 수면으로 올라 올지 몰라 포획 타이밍을 맞추기가 매우 힘들다.  
 


고래잡이의 위험도 더욱 커지고 있다. 고래가 창을 맞았을 때 살려고 발버둥칠 수   있는 반경이 넓어지고 도망칠 기회도 많아져 작은 배를 이용한 원주민의 고래사냥이 힘들어졌다. 이는 원주민에게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북극해의 최상 포식자인 북극곰의 고래 포획도  어렵게 한다.  
 
최근에는 북극곰이 북극순록을 사냥하는 뉴스를 들었다. 이런 경우는 북극 지방에서는 매우 드물다. 순록이 북극곰을 피해 바다로 뛰어 들었을 때 북극곰이 추격하여 순록을 포획한 후, 육상으로 건져내 먹는 모습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이는 자연의 이치에 반하기 때문이다.  
 
범고래는 해양에서 최상의 포식자이다. 온순한 모습과는 달리 두뇌가 뛰어나고, 환경적응 능력이 발달한 해양 동물이다. 자기보다 큰 고래나 상어 등을 팀플레이를 통해 사냥한다. 날쌘 돌고래를 포획하는 것도 범고래이다. 또, 해변에 서식하는 물개도 파도를 이용해서 잡는 명석한 포획자이기도 하다.  
 
알래스카의 남쪽 연안에서는 가끔 돌고래 무리를 쫓는 범고래 무리를 볼 수 있다. 그런데 이런 범고래 무리가 알래스카 북쪽 연안까지 사냥 반경을 확대하고 있다. 즉, 북극해 해빙의 지속적인 감소는 범고래 주거범위와 포식활동을 증가시킴으로써 해양 동물 생태계에 큰 위협이 되고, 결과적으로 먹이사슬의 불균형을 초래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전에는 범고래가 발견되지 않았던 곳에서 오랜 기간 나타나거나 남아서 사냥의 기회를 노린다고 한다.  
 
해빙의 감소는 고래 등의 거대 해양동물의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다. 예를 들면, 멸종위기에 처한 북극고래는 범고래의 포획에 매우 취약해졌다. 알래스카와 하와이를 왕복하는 혹등고래에게도 생존의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새끼를 밴 혹등고래는 봄철에 하와이에서 새끼를 출산하고, 여름에는 알래스카로 회유하는 습성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혹등고래가 여름에 알래스카로 오면 범고래의 등장으로 그 생존 확률은 점차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구온난화는 인류 뿐만 아니라, 해양 대형 동물의 생존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김용원 / 알래스카 주립대 페어뱅크스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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