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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네트워크] 백악관에 다시 붙은 ‘스톱’ 표지판

 지난주 찾아간 미국 백악관 브리핑실의 좌석에는 ‘멈춤(Stop)’ 경고 사인이 가득 붙어 있었다. ‘이곳에 앉지 말라’는 문구가 함께 적혔는데, 출입기자 가운데 하루가 멀다고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다 보니 언론 브리핑 참석 인원을 다시 제한한 것이다.
 
총 49석 중 ‘멈춤’이 붙지 않은 자리는 14석에 불과했다. 신문 풀 기자석, 방송 풀 기자석, 통신 기자석 등 지정된 자리를 빼면 사실상 외국 기자는 당분간 브리핑에 참석하기 힘들게 됐다.
 
2년 전 1차 유행 때도 이런 인원제한을 뒀다. 그러다 전면 개방을 한 게 지난해 6월이다. 대변인실 직원들과 기자들 모두 마스크까지 벗고 한껏 정상화에 다가선 기분을 느꼈지만 불과 7개월 만에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백악관에서 200m 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 패러거트 광장에는 이날도 무료 코로나19 검사를 받으려는 긴 줄이 늘어서 있었다. 기온은 2~3℃까지 떨어졌는데 바람마저 불어 체감온도는 이보다 더 낮았다. 몇 시간 째 기다리던 한 주민은 “줄 서다 다른 병에 걸리겠다”며 그냥 자리를 떴다.
 


전날 조 바이든 대통령은 TV 카메라 앞에서 국민에게 “구글 검색창에 ‘가까운 검사소’를 검색해 보라”고 말했다. 그러면 쉽게 검사를 받을 수 있을 거란 이야기였다. 그러나 당장 백악관 주변부터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확진자와 밀접 접촉을 했던 한 지인은 구글에 나온 검사소마다 찾아가 봤지만 “오늘 분량이 다 끝났다”며 모두 퇴짜를 맞았다. 100달러 이상 내야 하는 유료 검사소조차 며칠 뒤에나 예약이 가능했다. 그는 결국 출국자용으로 250달러에 긴급 PCR 검사를 해주는 곳을 찾아가 겨우 검사를 받을 수 있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미 정부가 연말연시 대규모 확산을 막을 비책으로 내놓은 자가진단 키트도 자취를 감춘 지 오래다. 백악관 인근 대형약국 체인 정문에는 ‘품절’ 공지가 며칠째 그대로다. 밑에 ‘언제 들어올지 우리도 모름’이란 문구만 덧붙었다.  
 
마치 2년 전 마스크 대란 때 그랬던 것처럼, 미리 자가진단 키트를 사놓은 사람은 주변에서 부러움의 대상이다.  
 
모두 2022년 새해 벽두, 오미크론 변이가 지배종이 된 미국의 수도 워싱턴에서 벌어지는 광경이다.
 
다 끝났다고 생각했던 일들이 다시 반복되니 사람들의 인내심도 바닥나는 모습이다. 몇몇 과학자 이야기대로 이번 오미크론은 예상보다 짧게, 약하게 지나갈지 모른다.  
 
그러나 앞으로 또 다른 위력의 변이가 닥쳤을 때, 제대로 된 준비 없이는 계속 혼란이 반복될 수 있음을 미국이 먼저 보여주고 있다.

김필규 / 워싱턴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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