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행 뒤 한식당 개업 결심"
퓨전 한식당 '양반' 오픈
카티아나·존 홍 부부
베이 지역 유망 한인 셰프 부부가 LA로 자리를 옮겨 새롭게 둥지를 튼 곳이다.
업주인 카티아나 홍(38)과 존 홍(34) 부부는 북가주 나파밸리 미슐랭 3스타인 최고급 레스토랑 ‘메드우드(Meadowood)’ 출신이다.
LA타임스에 따르면 카티아나씨는 메드우드를 이끄는 첫 여성 셰프였고, 이후 다른 레스토랑 ‘차터 오크(Charter Oak)’로 자리를 옮기면서 남편인 존씨는 메드우드 셰프였다.
홍씨 부부가 ‘양반’을 구상하기 시작한 것은 6년 전. 둘이 함께 한국으로 여행을 다녀오면서 모든 것이 바뀌었다. 그 곳에서 접한 요리들은 그들이 가지고 있던 파인 다이닝의 개념을 바꾸어 놓았다. 존씨는 “원래 꿈은 최고의 유럽식 레스토랑에서 일하는 것이었다”며 “하지만 우리 민족 음식에도 그와 같은 가치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그들은 오랜 기간 몸담았던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을 차리는 것 대신 한국 색채가 보이는 식당을 개업하겠다는 포부를 안고 지난 2019년 LA로 옮겨왔다.
기회는 찾아왔다. 지난 4월 레스토랑 ‘본 템스’(Bon Temps)가 문을 닫게 되면서, 이곳 부지 주인인 스프라우트 그룹은 홍씨 부부에게 식당을 제안했고 투자를 약속했다.
2층 건물로 된 양반은 1층은 델리와 디저트, 마켓으로 구성됐고, 2층은 식사를 할 수 있는 공간이 준비돼 있다. 고사리 나물, 도토리 국수, LA갈비 등 한식 음식과 반찬뿐만 아니라 한국 갈비탕에서 영감을 받은 프렌치 딥 등 퓨전요리 등을 맛볼 수 있다.
카티아나씨는 "럭서리한 레스토랑을 열어 한국 요리를 내놓으면 다른 이들과 같이 한인으로 받아드려 질 거라 생각했다"며 "하지만 이게 진정한 ‘나’였고, 한국인 정체성을 나타낼 수 있는 나의 버전"이라고 말했다.
부인 카티아나씨는 생후 3개월 때 뉴욕 백인 가정에 입양됐다. 독일 출신 변호사 아버지와 아일랜드 출신 미술 선생님인 어머니 사이에서 자란 그는 16살 때 이모 부부를 따라 처음 간 한국에서 좌절스러운 경험을 했다. 그녀는 "이곳 미국에서도 완전히 연결돼있지 못한 느낌이었는데 한국 사람들도 한국어를 못하고 미국인처럼 생긴 나를 한국인으로 보지 않았다"며 "어느 곳에도 속하지 못한 느낌이었다"고 혼란스러운 상황을 전했다.
이후 그녀는 20대 시절 샌타모니카 레스토랑에서 동료였던 남편을 만났다. 남편 존씨 역시 카티아나와 같은 고민을 가지고 있었다. 1980년대 한국에서 이민 와 세탁업소를 운영하던 부모 밑에서 자란 존에게 부모는 전형적인 한국인이었지만 다른 한국 가족들과 어울릴 때면 본인은 맞지 않는 옷을 입은 듯 편하지 않았다.
그런 그들에게 ‘양반’은 또 다른 정체성이 됐다고 전했다. 존씨는 "내가 한국인인 것이 받아 드리기 힘들었던 건 여느 아이들처럼 어울리려고 노력했기 때문"이라며 "다르다는 것 자체가 멋지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성공’에 대한 생각도 바뀌었다. 카티아나는 "미슐랭 3스타 레스토랑에 오는 소수의 부자가 아닌 모두에게 다가갈 수 있는 진심을 담는 요리를 만드는 것이 바로 ‘성공’"이라고 말했다.
장수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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