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마당] 친구의 새로운 도전
한국에서 오랫동안 공무원 생활을 한 친구가 있다. 공무원직을 바닥부터 시작해 2년 전에 은퇴했다. 국가를 위해 봉사한다는 자부심을 갖고 열심히 일했던 친구다. 특히 친구가 처음 공무원을 시작할 때만 해도 공무원이 그다지 인기있는 직업이 아니었는데 최근 20년 사이에는 선호 직종으로 떠올라 긍지를 갖고 일할 수 있었다고 한다.친구는 일에서 은퇴해 지난 1년을 쉬면서 그동안 해보지 못한 것을 하고 있다. 동해안 해안길을 걷는 여행을 떠나기도 하고 자전거 동호회에도 가입해 젊은 친구들과 어울리기도 했다.
그런 시간을 보낸 후에 친구는 재취업을 위해 현재 기술을 배우고 있다. 어떤 기술인지는 알려주지 않았지만 그 기술로 제2의 인생을 살아가겠다고 말한다.
나는 미국에서 소규모 자영업을 하고 있다. 내가 일을 그만 두고 싶을 때 그만 두면 된다. 정해진 은퇴나 정년은 없다. 한국의 친구는 이런 점을 많이 부러워했었다. 하지만 내가 토요일까지 일하고, 때로는 장사가 안 돼 고심할 때는 한국의 친구가 부럽기도 했다.
한때 친구는 직장을 그만 두면서 우울증을 겪기도 했다. 갑작스럽게 늘어난 시간을 어찌할 수 없어 방황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어려움을 극복하면서 취미생활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섰고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기 위해 기술도 배우고 있다. 나는 그런 친구가 자랑스럽다.
백세 시대라고 한다. 예전에는 한 가지 직업으로 살 수 있었지만 지금은 그럴 수가 없다. 은퇴는 끝이 아니다. 새로운 시작이다. 평생 살아오면서 가졌던 직업을 떠나 새로운 분야에 도전해 볼 수 있는 기회다.
친구는 오늘도 학원에 간다고 했다. 친구가 새로운 분야에서 멋진 인생을 펼칠 것을 기대한다. 올해 시작하는 친구의 인생 이모작을 응원한다.
정규덕·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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