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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20/20] 바이든 대통령의 ‘고깃값 전쟁’

김완신 논설실장

김완신 논설실장

조 바이든 대통령이 2022년 새해 첫 업무로 ‘고깃값 전쟁’에 나섰다. 연초 휴가에서 복귀한 바이든 대통령은 소규모 농장과 목장 업주 등과 육류가격 인하를 위한 화상회의를 가졌다. 육류가격은 1년 전과 비교해 16%가 올랐고 소고기만을 보면 20.9% 폭등했다.  
 
바이든이 이들 업계와 회의를 가진 이유는 육류가 대표적인 독과점 품목의 하나이기 때문이다. 상위 4곳의 대형업체가 소고기 시장의 85%를 점유하고, 돼지고기는 54%, 닭고기는 70%를 차지한다. 이들 대형회사에 의한 가격 변동성이 크다. 바이든은 이날 소규모 가공업체에 10억 달러 예산을 지원하고, 경쟁 위반사항을 단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자유주의 시장경제를 원칙으로 한다. 산업 각 분야에서 경쟁을 통해 공정한 시장 질서를 유지하는 것이 목표다. 그럼에도 독점 규제에는 엄격한 칼날을 들이댄다. 대표적인 것이 1890년 제정된 ‘셔먼법(Sherman Act)’으로 불리는 반독점법이다. 기업들의 가격 담합과 불공정 행위를 금하는 것이 골자다. 이 법에서 출발한 규제로 대형 석유기업 ‘스탠더드 오일’이 34개 회사로 분할됐다. 그 결과 1911년 지금의 모빌, 셰브런 등의 회사가 탄생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화상회의에서 대형 육류 회사들의 ‘패커스 앤 스토키야즈법’ 위반 여부 조사를 지시했다. 1921년 제정된 법은 육류 업체들의 불공정 거래와 가격 정책 등을 규제하고 있다.  
 
바이든의 육류 기업 ‘손보기’는 고물가 시대에 설득력을 갖지만 이를 보는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인플레이션에 대한 원성이 높아지자 급조한 ‘국민 달래기’ 이벤트라는 것이다. 워싱턴포스트도 고물가의 책임을 대기업에 전가하려는 시도라고 비난했다.  
 
물가가 심상치 않다. 지난해 11월 소비자물가지수는 39년래 최고치인 6.8%를 기록했다. 물가급등은 바이든을 공격하는 빌미를 공화당에 제공하고 있다. 민주당 출신 대통령의 잘못된 경제정책에 맹공을 퍼붓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해 물가상승률을 3%대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로 시중에 풀린 자금과 수요·공급의 불일치기 물가상승의 주요 원인이었는데 올해는 나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럼에도 국민의 불만은 크다. 여러 경제지표가 청신호를 보내고 있어도 국민의 인플레에 대한 반감은 높다. 주식 시장의 호황보다는 일반 시장의 물가안정이 더 중요하다.  
 
경제에 대한 불신이 커지면서 바이든의 국정수행 지지율도 44%로 추락했다. 4일 CNBC가 발표한 지난달 여론조사에서 바이든의 ‘국정수행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답변이 56%로 나왔다. 취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특히 바이든의 경제정책 중 물가정책에 대한 반대가 72%로 가장 높았다. 조사자의 84%는 생필품 가격이 1년 전보다 올랐다고 답했다. 올해 물가가 내려갈 것이라고 답한 경우는 23%에 불과했다.  
 
또한 설문 대상자들은 인플레 원인 순위에서 ‘코로나19’와 ‘기업’에 앞서 대통령의 잘못된 경제정책을 1위로 꼽았다.  
 
바이든 지지율이 하향곡선을 그리면서 11월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의 하원 다수당 지위 상실이 예상되고 있다. 최근 양당 지지율 조사에서 민주당은 공화당에게 근소한 차이로 역전을 당했다. 지난해 5%포인트 이상으로 앞섰던 민주당이었지만 고물가의 경제 실책으로 유권자들의 마음이 떠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신년 초부터 인플레이션을 잡기에 돌입했지만 실효를 거둘지는 미지수다. 고물가가 11월까지 이어질 경우 선거에 미칠 파장도 만만치 않다. 인플레와 선거의 함수관계를 시험할 중간선거에 벌써부터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완신 /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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