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법 전문가로 납세자 권익 보호" 해럴드 정 세법 변호사·CPA
IRS 감사관으로 일한 게 동기
차세대 육성 단일 단체 절실
해럴드 정 세법 전문 변호사(전 국세청 감사관)는 빛을 발하기 시작한 한인사회가 앞으로 더 탄탄한 성장을 하려면 역량을 하나로 모을 수 있는 구심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인 세법 전문 변호사는 흔치 않은 데다 30년 가까이 세무 업계에서 세무 감사 납세 분쟁 세금 조정 등 다양한 분야에서 경험을 쌓은 전문가다.
1982년 미국 땅을 처음 밟은 그의 가족은 그 이듬해부터 리커스토어를 운영했다. 하루 16~17시간 일하는 부모님을 보면서 근면.성실이라는 가치관이 자연스럽게 생겼다.
대학에서 회계학을 전공한 그는 졸업 즈음 공인회계사(CPA) 시험에 합격한 후 국세청(IRS)의 감사관으로 사회에 첫발을 내디뎠다. 일한 지 1년도 채 안 된 1992년 4월 LA에서 4.29 폭동이 일어났다. 그는 연방재난관리청(FEMA) 직원들과 함께 피해 업주 지원역으로 파견됐다.
정 변호사는 "한인 이민 1세대가 쉬지 않고 일해서 힘들게 일군 생활의 터전이 쑥대밭으로 변했고 불탄 업소를 바라보는 피해 한인 업주들의 망연자실한 모습에 마음이 아팠다"고 회상했다. 4.29폭동으로 인해 한인 커뮤니티 힘을 길러서 소수계라는 약자에 벗어나야 한다는 경각심이 생겼다.
IRS에서 일하는 동안 그는 복잡한 세금 문제나 분쟁 해결 절차를 몰라서 곤경에 처한 많은 한인 업주를 봤다. 세법 전문 한인 변호사가 전무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리고 주경야독을 하며 3년 만에 변호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한인 세법 전문 변호사로 한인 CPA 협회에서 수차례 강연도 하며 한인사회와도 인연을 이었다. 조세 시스템 절차에 어두워 고생하는 한인 납세자의 권익 옹호에도 앞장서고 있다. 최근 젊은 한인 고객과 일을 하면서 한인들의 세금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있음을 느낀다.
정 변호사는 "과거에는 세금을 내지 않는 방법을 연구했다면 이제는 당당히 세금을 내고 납세자의 권리를 찾으려는 한인이 느는 추세"라며 "세금은 의무이지만 4.29폭동 같은 일이 일어나면 납부한 세금이 본인의 권익을 보호하는 기초 자료가 된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인사회가 1세대에서 1.5~2세대로 바뀌는 과도기에 접어들며 이런 경향이 더 짙다"고 설명했다.
4.29 폭동 이후 약 30년간 한인들은 경제와 정치에서 힘을 길렀다. 특히 경제적인 파워는 다른 비한인 사회가 무시하지 못할 정도다. 하지만 한인 1.5세와 2세를 이끌어갈 단체는 매우 부족한 상태다. 10년 후 한인사회의 주역인 한인 2세에게 한인 정체성과 한인사회의 일원으로 자긍심을 심어줄 수 있는 그런 한인 단체가 절실하다.
정 변호사는 "우리의 눈과 귀에 포착되지 않은 성공한 한인 1세와 1.5세가 많다"며 "그들이 이제는 나서서 차세대 한인이 더 성장할 수 있는 생태계(단일 단체)를 조성해주어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
사익을 내세우지 않고 한인사회 발전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위한 단체가 생긴다면 미전역 곳곳에 있는 한인들이 차세대 한인 육성에 참여할 것으로 믿는다고 덧붙였다.
진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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