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배우며] 2년 만에 만난 가족
김홍영 / 전 오하이오 영스타운 주립대 교수
카운티에서 하는 5 검역장소 중 집 가까운 검사 장소에서 코로나 감염여부 검사를 받았다. 24시간 안에 결과를 이메일로 보내준다고 했다. 무 감염으로 내 것은 왔는데, 아내 것은 안 와 검역 국에 찾아가서 알아봤더니 무 감염으로 나왔다. “애들한테 균을 옮겨줄 수는 없잖아, 결과를 알아봐서 감염되었다면 가는 것을 포기 해야지.” 하던 아내도 안심 하고 우린 비행기로 아들네 집에 왔다.
뉴저지 뉴악 비행장에 며느리가 마중 나왔다. 50대초반인 며느리는 젊어 보이고 몸매도 유연해 보였다. 며느리를 통해, 유팬 병원을 비롯한 큰 대학 병원들이 인구밀도가 높은 뉴저지 도시에 암 방사선치료 병원을 늘려, 병원들 간에 경쟁 때문에, 큰 아들의 스트레스도 높다는 이야기, 큰 손녀는 대학 3학년이 되고 해군 간부후보생 훈련도 잘 받고 있다는 이야기, 작은 손녀는 대학 일학년 첫 학기말 시험이 끝나고 다음날 집에 온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2년만에 큰아들 집에 와서 큰 아들 내외, 작은 아들, 두 손녀를 만났다. 너무 반가워 처음 그들 한 사람씩 만날 때 사진을 찍었다. 장성한 두 아들이 어깨동무하고 찍은 스냎사진을 보니, 그들 어려서 찍은 사진이 떠올랐다.
몇 주 전, 집 침실 옷장 위에 전시된 두 아들 사진, 큰애가 11살 작은애가 4살 때 찍은 사진 색깔이 누렇게 바래진걸 사진관에 가서 재생하게 했다. 그 사진을 보면, 내가 미국 와서 공부하고 직장에 적응이 어렵고 힘들어도 그들이 있기에 참고 용기가 났고, 기회의 땅에서 그들이 잘되기를 바라며 우리는 최선을 다할 수 있었던 것이, 그들이 있었기 때문인 것 같아 고마웠다. 40년 전의 그들 형제의 사진과, 장성하여 그들 삶의 정점에서 전문인으로 사회에 봉사하며 사는 두 형제가 어깨동무한 사진을 보니 너무 감사했다.
피넛, 14살이 된 테리어 종류의 몸집이 작은 개가 큰 아들네 가정을 다정하게 묶는 역할이 인상적이다. 가족들이 집에 올 때면 문 앞에서 짖고, 사람이 들어서면 달려가 꼬리치고 빙빙 돌고, 개를 안으니 얼굴을 막무가내로 햟았다. 대학으로 떠났다가 오랜만에 오는 손녀들에게는 필사적으로 반갑다며 짖고 꼬리치고 매달리고 햟았다. 소녀 시절 14년을 같이 자란 피넛, 개를 안은 손녀들의 얼굴을 햟으며 서로 반가워한다. 만나는 반가움을 진심으로 맹렬하게 환영하는 피넛이 가정을 정다운 곳으로 만드는 일등 공신 같다.
“개 수명이 16세라는데, 피넛이 14살이면 나만큼 늙었구나?” “대디 보다 더 늙었어요. 사람 100살에 비교하면 피넛은 87세가 넘어요.” “그렇구나, 피넛과 내가 같이 늙어 가는 구나.”
큰 아들과 그의 두 딸의 노래 소리도 인상적이다. 옛날 본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에서처럼, 아들과 손녀들은 음식점이나 영화관 찾아가는 차 속에서 하모니가 완벽한 노래를 합창했다. 작은 손녀가 핸드폰에서 노래를 찾아 차 스피커에 연결하고 거기서 나오는 노래에 맞추어 두 손녀의 소프라노와 아들의 테너가 완전한 하모니를 이룬다. 전에 받은 성악 레슨과 기타레슨이 아마도 도움이 되겠지만, 그들의 합창은 무료할 수도 있는 그들의 시간을 행복으로 바꾸는 단련된 비밀이요 이젠 익숙해진 일상의 행복 같다.
가족과 한 주간을 같이 보내며 그들이 탈없이 크는 것, 자기 일들을 알아서 하는 것, 전문직을 통해 사회에 봉사하며 사는 것, 행복한 가정을 만드는 모습이 너무 고맙다. 아들 둘이 우리 집에서 태어났을 땐, 나의 일부인 것 같았고, 잘 기르려고 노력했는데, 이제 장성한 그들을 보니, 그들은 우리 집에서 태어나 우리들로 하여금 사랑하는 방법을 가르쳤고, 사랑함으로 행복을 경험하게 한다. 우리의 덕이나 탓이 아니라, 그들 덕으로 우리까지 행복을 누리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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