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코로나 장관, 휴가 중 숲속에서 나와 기자회견 화제
뉴질랜드 코로나 장관, 휴가 중 숲속에서 나와 기자회견 화제(오클랜드=연합뉴스) 고한성 통신원 = 뉴질랜드의 코로나19 대응 장관이 여름휴가를 즐기다 숲속에서 걸어 나와 기자회견을 해 화제다.
뉴질랜드 언론들은 30일 낮(현지시간) 크리스 힙킨스 코로나19 대응 장관이 가족들과 휴가를 즐기던 웰링턴 부모 집 인근 자연보호구역 공원에서 오미크론 변이 지역사회 감염 사례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했다며 긴박한 코로나 상황임에도 힙킨스 장관이 여유 있게 숲속에서 나타나 오히려 많은 사람에게 즐거움과 웃음을 선사했다고 소개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최근 영국에서 입국한 유명 DJ '다이멘션'이 자가격리 규정을 어기고 오클랜드 시내 여러 곳을 방문한 뒤 받은 코로나 검사에서 오미크론 양성 반응이 나온 것과 관련한 것이어서 사안 자체는 심각한 것이었다.
그러나 기자회견장이 늘 사용하던 국회 건물이 아닌 데다 숲속에서 걸어 나오는 힙킨스 장관이 TV 화면 등으로 중계되면서 오히려 많은 사람에게 즐거움과 웃음을 선사하는 뜻밖의 결과를 가져왔다.
언론들은 이날 기자회견에는 숲속에서 우는 새와 매미 소리, 공원 놀이터에서 노는 어린아이들과 어른들의 웃음소리까지 끼어들었다며 오전 11시 시작될 예정이던 회견이 늦어지면서 힙킨스 장관의 어머니가 기자들에게 달려와 사과하는 일까지 있었다고 소개했다.
언론들은 힙킨스 장관이 기자회견에 늦어진 데는 여름휴가를 즐기다 예정에 없던 기자회견을 하게 되면서 급히 양복을 가지러 집에 갔다가 교통 체증에 걸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 기자는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어머니가 굳이 사과할 필요는 없었으나 어머니는 어머니일 수밖에 없는 것 같았다고 했다.
한 매체는 힙킨스 장관의 어머니는 뉴질랜드 교육 연구협의회의 수석 연구원인 로즈메리 힙킨스 박사라며 "기자들에게 다가와 사과한 것은 정말 멋진 일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날 기자회견의 하이라이트는 뜻밖에도 어머니가 사과하고 나서 10분쯤 지나 힙킨스 장관이 기자회견장에 등장하는 장면이었다.
언론들은 힙킨스 장관이 멀리 숲속에서 모습을 드러내 잔디를 밟으며 꽃과 나무들 사이로 여유 있게 걸어 나와 "기다리게 해서 미안하다"고 말한 뒤 곧바로 회견을 시작했다며 휴가를 즐기던 부인과 자녀 등 가족들은 인근 놀이터에서 이를 지켜보았다고 전했다.
온라인에서는 기자회견의 멋진 도입부라는 찬사까지 나왔다.
한 트위터 사용자는 힙킨스 장관이 숲속에서 나오는 장면은 북미 로키산맥 일대에 산다는 미확인 생물체 빅풋을 연상시킬 정도였다며 이런 일은 뉴질랜드에서나 있을 수 있는 일인 것 같다는 평을 내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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