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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부머 은퇴 늘며 의료 인력 수요도 증가

떠오르는 유망 직업 '임상간호사(NP)' 

 
[Education Bridge] 
의사 역할 일부 담당
개업까지도 가능해
 
베이비부머의 은퇴가 크게 증가하면서 미국 의료 서비스에 대한 수요 폭증이 우려되고 있다. 진료와 수술을 주도할 수 있는 전문의(MD)의 숫자를 갑자기 늘릴 수 없기에 묘안을 낸 것이 전문의의 지도하에 안전하게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았다. 그중 의사만큼 의료지식과 경험이 풍부한 의료진인 등록간호사(RN)에게 의료서비스 제공을 맡기기로 한 것이다. 이제는 자주 만날 수 있는 NP(임상간호사)에 대해서 알아본다.
 
본문세상이 크게 변하면서 직업군도 더 다양해지고 있다. 이전에는 수요가 많지 않아서 잘 알려지지 않았던 직업이 새로 발굴되는 경우가 있다. 의료계에서는 진료과목이 세분화돼 전문의가 되기도 하고 없던 분야나 직종이 생기기도 한다. 의사를 보조하는 직업으로만 알고 있는 간호사 분야에 의사같은 간호사 직종이 생겨났다. NP(임상간호사, Nurse Practitioner)다. 간호대학을 나와 의사만큼 전문직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NP는 일반적으로 의사가 하는 일을 대신 맡아서 할 수 있도록 훈련받은 간호사다. 한국에는 없는 직종이다. 물론 한국도 도입을 검토했다가 반대로 의대를 늘리는 것으로 베이비부머에 따른 의료 수요를 해소하고 있다.  
 
낯설지만 일반적인 간호사인 RN(Registered Nurse)이나 학사간호사(BSN, Bachelor of Science in Nursing)보다는 한 단계 높은 직종이다. BSN까지는 우리가 알고 있는 의사를 도와서 환자를 진료하거나 치료하는 일만 담당한다. 하지만 NP는 2년을 공부해서 석사학위를 대개 갖고 있다. 물론 예전에도 간호학 전공으로 석사학위나 박사학위를 가진 사람들이 많았다. 하지만 NP는 이론쪽보다는 임상실무쪽으로 석사학위를 받은 경우다. 과정중 절반 이상이 임상이라서 기존의 석사과정과 다르다. 굳이 비교를 해야 한다면 경영학에서 박사과정을 가기 위해서 밟는 경영학과 석사(MS)와 좋은 직장을 얻기 위해서 가는 경영대학원 경영학석사(MBA)의 차이로 보면 이해가 쉽다.  
 
NP는 의사를 돕는 한계를 넘어서 의사의 역할 일부를 담당하게 된 ‘고급 간호사’다. 그래서 개업을 해서 따로 클리닉을 여는 것도 가능하다. ‘개업 간호사’라는 의미도 있다. 다만 주마다 그 적용 실례는 다르다. 캘리포니아의 경우 개업은 가능하지만 의사와 계약을 맺고 통제를 받는다. 의사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통제를 받는 개업간호사가 여러명이 생길 수 있다.
 
LA한인타운에 개업중인 여러 진료과 전문 클리닉을 방문해 보면, 상당수의 NP를 만날 수 있다. 대부분 MD가 원장이고 고용된 전문의와 같은 역할을 한다.  
 
NP가 이렇게 흔해진 것은 베이비부머들의 은퇴 때문이다. 의료 수요의 폭증으로 인해 의사들의 공급이 이를 따라가지 못했다. 전문의 하나 키우는데 예산과 시간이 너무 많이 들어가는 것이 불을 보듯 뻔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수년 전 통계지만 미국내 의사는 대략 80만명이다. 140여 개의 의대에서 매년 2만명을 의사로 배출한다. 의사 1인당 35~40년간 일을 하므로 전체 인원은 크게 줄지도 늘지도 않으며 균형을 이루고 있다.
 
그래서 의료당국은 의료 관련 공부에서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고급간호사를 훈련시켜 의료 현장에 투입시키고 있는 이다.  
 
NP는 의사들의 고유 업무중 수술이나 리서치 같은 몇 분야를 제외한, 대부분의 분야에서 의사를 대신하여 의사같이 일할 수 있다. NP는 진단, 치료, 건강관리, 예방 업무를 진행할 수 있다. 다시말해서 환자의 의료 기록을 보고 각종 검사를 지시할 수 있고 X레이 검사, 물리치료, 재활훈련을 명령할 수 있다. 또한 급성및 만성 치료약을 처방할 수 있고 산전및 가족계획, 소아진료및 처치, 성인 검진, 건강상담, 정신과 상담까지 가능하다. 그래서 NP는 전문의와 마찬가지로 응급 진료, 노인과, 소아과, 성인건강, 산전과, 정신및 심리학과, 가정의학, 종양학, 여성건강학 등의 전문 분야가 있다. 석사 과정을 마치고 NP라이선스를 딴 후 전문분야 자격증명서(Certificate)를 따야 한다.
 
의료 당국 입장에서는 쉬운 진료 업무는 의사들에게 맡기지 않고 의사들에 비해서 아무래도 인건비가 덜 들어가고 양성이 용이한 NP들에게 맡기는 것이 훨씬 경제적이라는 것이다. 최근 조사된 NP들의 평균 연봉은 가주의 경우, 14만5970달러로 시간당 70.18달러다. 일반적인 간호사들에 비해서 연봉이 많지 않아보인다. 하지만 의사를 돕기만 하는 직종이 아닌 직접 의료 서비스를 하면서 환자들을 돕는다는 차원에서 만족도는 매우 높다. 한국에는 없기에 NP는 한인들에게 무척 낯설다. 하지만 직업인으로서 의료인으로서 NP는 훨씬 전문적이고 보람있는 일이다.
 
PA도 의료서비스 가능
 
미국에는 NP말고도 MD의 통제하에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직종이 하나 더 있다. 바로 1961년 시작된 PA(Physician Assistant)다. 의사와 다른 점은 의대 출신이 아니다. MD도 아니고 석사도 아니다. 보조의사(Assistant Physician)는 4년제 의대를 나오고 레지던시를 하지 않은 경우다.  
 
PA는 수술이나 리서치를 제외한 대부분의 의료 행위를 할 수 있다. 다만 의사의 통제하에 따라야 한다. 의사와 다른 건물에서 진료해서도 안된다. 의사의 통제하에 있지만 개업이 가능한 NP하고도 다르다. 하지만 의대나 간호대 졸업이 필수가 아니고 개설된 18개월짜리 프로그램을 마치면 라이선스를 받아서 직업을 구할 수 있다.
 
전문분야도 의사들이나 NP와 별반 다르지 않다. 굳이 비교한다면 군대에서 군의관, 간호장교가 있고 위생병이 있다. 고급 위생병 쯤으로 해석하면 될 듯하다. 지난 1971년 1월 육군에서 이 제도가 도입된 것도 무관하지 않다. 현재 PA의 60%가 여성이다. 한국에선 도입하려다가 의사협회에서 극력 반대해 무산됐다.
 
미국과 캐나다, 영국에만 있는 제도지만 의사출신 PA도 있다. 필리핀에서 의사로 일해왔다가 미국으로 이민온 일부 필리핀 의사들중 미국에서 MD를 따지 못한 경우 이 코스를 밟아 PA로 일하기도 한다. 이제 의사를 만나기 어려우면 NP나 PA를 만나면 웬만한 진료와 리퍼는 가능하다.
 
 

장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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